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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듣기 능력과 소리에 대한 민감성은 보통 아이들의 평균보다 높은 것 같다. 세 돌이 아직 되기 전에 이미 라디오에서 나오는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고, 만 네 살인 지금은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영어로 하는 이야기를 한국어로 동시통역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 가는 차안에서 라디오를 틀어놓았는데, 내가 늘 듣는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채널은 그 시간에 뉴스를 방송한다.

정확히 어떤 뉴스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미국 대통령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걸 들은 코난군 가라사대,

“엄마, ‘뢰이디오’ 에서 ‘미셸 오바마’ 얘기 했어.” 라고 한다.

“어? 코난군이 미셸 오바마를 알어?” 하고 묻자,

“응, 바니 (레드룸 선생님 중 한 분) 가 ‘미셸 오바마’ 이케 가는 거 봤대. ‘식스 폴리스카’ 가 가고 미셸 오바마는 버스 안에 타고 있었대.” 하고 대답한다.

아마도 얼마전 버지니아 공대 졸업식에 초청 연사로 미셸 오바마가 왔을 때, 영부인 행차(?) 장면을 레드룸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해주셨던가보다.

인지발달 이론에 따르면, 유아기 아동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신의 생활과 연관지어 생각하려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코난군의 미셸 오바마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갔다… ㅋㅋㅋ

“엄마, 미셸 오바마가 둘리양 못봤지? 둘리양 이뻐, 근데 아직 못봤지?”

“(ㅋㅋㅋ) 응, 미셸 오바마가 퍼스트 레이디라서 많이 바빠서 둘리양을 보지 못했지. 그렇지만 언젠가 우리 둘리양을 보게되면 미셸 오바마도 ‘아이구 예뻐라’ 하게 될거야…”

“응 맞어!”

“코난군, 미셸 오바마가 어디 사는지 알어?”

“…”

“화이트 하우스에서 산대.”

“나도 알어!” (요즘들어 코난군이 자주 하는 말이다. 분명 처음 듣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허세를 부리곤 하는데, 자부심을 발달시켜가는 유아기 아동의 정서발달의 큰 특징이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코난군이 차창 밖을 가리키며 말한다.

“엄마, 미셸 오바마가 저기 산대.”

코난군이 가리키는 곳에는…

아주 작고 허름한 흰 색으로 페인트칠한 집이 길 가에 한 채 있었다…ㅋㅋㅋ

‘백악관’ 이라고 말해줄 것을 그랬나?

하지만 발음하기에도, 이해하기에도, 백악관 보다는 화이트 하우스가 더 쉬울 듯 해서 영어로 알려주었더니, 대뜸 그걸 번역해서 길 가에 보이는 하얀집을 연결시키는 코난군… 훌륭하다!

올 여름에 워싱턴 디씨를 관광할 일이 있는데, 그 때 백악관 근처에 가서 코난군과 함께 꼭 사진 한 컷 찍어야겠다.

2012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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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원

5월 21일 월요일 아침에 코난군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서 바니 선생님께 위의 이야기를 했더니, 무척 기분좋아하셨다. 요즘들어 코난군이 부쩍 성숙해진 것 같다고도 하셨다.

버지니아 공대 졸업식이 있던 날, 미셸 오바마가 코난군네 어린이집 앞 길로 행차를 할 계획이라는 뉴스를 입수하고, 레드룸 친구들은 어린이집 앞 잔디밭에 미리 나가서 놀고 있었다고 한다. 혹시나 영부인을 못보게되면 실망할까봐, 바니는 아이들에게 영부인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보통의 바깥놀이를 하는 것 처럼 하고 45분을 기다렸는데, 역시나 보안상의 이유로 원래 정했던 것과는 다른 길로 지나가는 바람에 아이들과 선생님은 미셸 오바마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중에 교실로 돌아와서 미국 영부인에 대한 이야기, 60대 (코난군이 여섯 대라고 이해했던) 의 경찰차가 호위하는 이유, 원래 정했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지나가는 이유, 등등에 관해 꽤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누기를 했다고 한다.

똘똘한 코난군은 그 모든 이야기를 제 수준에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기억했다가 엄마에게 다시 전해준 것이었다.

키도 크고, 머리통도 더 커지고, 그 안에 들어있는 두뇌도 크면서, 코난군은 정말로 빅 보이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