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레스토랑에 가면 어린이를 위한 키즈 메뉴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키즈 메뉴라는 것이 대부분 닭고기를 한입 크기로 썰어서 튀긴 치킨 너겟과 감자 튀김이다. 즉,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치킨 너겟과 프렌치 프라이 감자튀김 이라는 뜻이다.
우리집 코난군도 다른 음식에 비하면 치킨 너겟과 감자튀김은 비교적 잘 먹는 편이다. 그래서 장을 볼 때마다 냉동식품 코너에서 그 두 가지 음식은 꼭 사다놓곤 했다.
치킨 너겟은 급하게 남편 도시락을 쌀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전자렌지에 몇 분간 데우기만 하면 밥반찬으로 먹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편리한 냉동식품 뒤에는 저질 재료 혹은 떨어지는 식감이 있게 마련이다.
어제는 장을 보다 생각하니 치킨 너겟, 그까이꺼 닭고기 사다가 갈아서 대충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냉동식품 코너가 아닌, 정육 코너에서 닭살을 한 팩 구입했다.
껍질과 뼈를 발라낸 허벅지살이 예닐곱 조각 들어있는 팩이 단 돈 4달러 밖에 안 한다. 냉동 너겟의 반값이다.
일단은 닭고기부터 먼저 곱게 갈고, 마늘과 파, 양파, 당근은 약간 씹히는 감이 느껴질 정도로만 갈기 위해 나중에 넣었다.
그리고 후추와 소금을 넣고 잘 섞어주었다.
원래 시작을 조리법을 가져다놓고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어서, 그냥 냉동 너겟을 먹었을 때 느꼈던 맛과 감을 회상하며 이것저것 넣고 섞어서 만들었다. 그리고 익히는 방법도 동그랑땡 처럼 후라이팬에 부쳐야 하는지, 아니면 오븐에 구워야 하는지, 몰라서 두 방법 다 시도해 보았다.
한입 크기로 떼어내서 빵가루를 묻혀서 기름 바른 오븐 팬에 나란히 놓고…
또 몇 개는 동그랑땡 처럼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부쳐보았다.
후라이팬에 부친 것이 더 빨리 익고 맛과 향이 더 고소했다. 물론 칼로리는 더 높겠지…
화씨 400도에 25분간 구워낸 것은 기름기가 덜해서 담백하지만, 어떻게 보면 퍽퍽한 느낌이기도 했다.
이렇게 정성껏 만든 음식을 코난군은 어떻게 먹었을까?
처음엔 제법 맛있게 먹는 듯 했다…
그래그래… 많이 먹어라… 그래야 애써서 만든 보람이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 음식을 만들면, 입이 짧은 아이도 힘들고, 내 정성이 무시당한 것 같아 엄마도 힘들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동전 모서리로 복권을 긁는 심정으로 먹으라고 차려주면 된다…
그래도 너겟 네 개 먹었으면 쫄쫄 굶은 것보다는 얼마나 많은 영양분을 섭취한 것인가…
복권 당첨으로 비유하자면, 아예 꽝 은 아니다. 복권 한 장 더! 정도에 당첨된 정도라고나 할까…?
2012년 7월 19일
전에 이 포스팅을 본 기억이 나서 오늘 다시 찾아봤어요. 저도 학교가 방학에 돌입한지라 내일부터 뭐 할까 고민하다 수영 강습을 끊었거든요. 산이 데리고 다니려면 정신 없는데 시간도 점심 시간에 걸려 있어서, 샌드위치랑 너겟 정도로 해서 도시락 싸 다닐 생각이에요. 감사히 배워갑니다 ㅎㅎ
방학에도 부지런히 열심히 사는 모습 좋아보여요.
힘껏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