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들은 모범생이자 동시에 장난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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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립학교 체제에서는 만 5세 – 한국에서는 7세라 부르는 연령 – 유아의 교육이 완전 공교육화되어,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에 킨더가든 학년을 먼저 시작한다. K-12 라고 하는 말은 (케이 투웰브 라고 읽는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초중고 라고 할 수 있는데, 공립학교의 맨 첫 학년인 킨더가든의 K부터 마지막 학년인 고등학교 졸업반인 12학년을 총칭하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많이 생겨나서, 저렴하거나 아예 무상으로 유치원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른 모든 유치원이 공립 의무교육이 되어서 한국에서도 모든 아이들이 무상으로 유아교육의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

코난군이 다니고 있는 킨더가든은 길벗링커스 초등학교의 한 학급이다. 미국에서 한 가지 특이한 문화차이는, 1반 2반 하는 식으로 학급을 번호로 부르지 않고, 윌리스 반, 허블 반, 하는 식으로 담임 선생님의 성을 붙여서 부른다. 예전에 한국 어느 학교에서도 이런 시도를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일장일단이 있고 또 미국에서 래스트 네임 (성씨)이 가지는 의미가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의문스럽다.

암튼, 길벗링커스 초등학교에는 윌리스, 브룩, 허블 선생님의 세 킨더가든 학급이 있는데, 윌리스반에는 열 아홉 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열 아홉 모든 아이들은 학년 중에 최소한 한 번씩은 스타 학생이 될 기회가 주어진다. 금주의 스타 학생이 되면 종이로 만든 왕관을 씌워주고, 스티커 선물도 받고, 이렇게 사진으로 게시판을 도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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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게시판 앞에서 스타 학생인 코난군의 사진을 찍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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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일곱살 이라는 말도 있듯이, 요맘때 아이들은 의젓한 스타 학생이기도 하지만 (이보다 어린 아이들과 비교하면 밥도 혼자 먹고 화장실도 혼자 다녀오고 말귀도 제법 잘 알아들으니 신통방통하지 않은가!), 동시에 어른 말을 잘 듣지 않고 까불거리는 말썽꾸러기이기도 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아이들은 잠재적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한다. 이 나이가 되면 자기만의 논리와 계획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른이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제가 하고픈대로 행동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DSC_0794.jpg

이런 아이들에게 자율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참 중요하다. 아무리 어른이 윽박지르고 잔소리를 해도 아이들이 어른의 지시를 따르게 하는 시간은 그리 길게 지속되지 않는다. 공연히 어른은 열받아서 화만 날 뿐이고, 아이들은 여전히 말을 안들으면서 어른과 갈등을 빚을 뿐이다. 잘 짜여진 수업일과 틈틈이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놀이할 시간을 허락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침 여덟시 반부터 오후 세시 반까지 학교에 머무는 내내 책상 앞에 얌전히 앉아서 공부만 시킨다면, 아니 그런 무모한 시도를 한다면, 단 하루만에 선생님은 혈압상승으로 졸도를 할 것이고, 열아홉명 아이들은 무언가 큰 사고를 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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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유놀이 시간에도 다른 아이들을 방해하지 않아야 하고 순서를 지켜야 하는 등의 반드시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도 잔소리를 멈출 수 없는 것이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고충이다. 그런 와중에 가뭄에 콩나듯 이렇게 의젓하고 말 잘 듣는 학생을 만나면 그 반가운 마음은 참 크다. 조해나 는 부모님이 스웨덴 사람이라 그런지 북유럽 사람처럼 눈부신 금발머리와 새하얀 피부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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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나는 내가 교실을 방문할 때마다 눈에 띄는 가장 의젓하고 선생님의 잔소리가 필요없는 모범학생이다. 코난군도 선생님의 걱정을 들을 행동을 하지 않는 모범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남자 아이라 그런지 가끔  친구들과 낄낄거리고 웃으며 소란을 피울 때가 가끔 있는데, 조해나는 거의 완벽한 모범생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녀도 미운 일곱살 아이인 것은 분명하다.

미운 일곱살 아이를 둔 부모와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의 마음에 평화를 기원한다!

ㅋㅋㅋ

2013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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