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소프라노 김영미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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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우리학교 성악과 김영미 교수가 콘서트를 열었다.

비발디를 비롯한 서양 가곡은 물론이고, 한국 가곡까지 부른다고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참석했으나,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갔던 아이들중에 둘리양이 협조를 안해주어서 – 저녁도 먹이고 샤워도 시켜서 밤늦게 귀가하면 바로 재울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었지만, 그 덕분에 피곤해서 빨리 잠이 들고 싶었는지 자꾸만 칭얼거렸다 – 공연에 방해가 될까봐 아이를 안고 나와서 공연장 출입문에 귀를 대고 음악을 들어야만 했다.

전에도 느꼈던 바이지만, 김영미 선생의 목소리는 참 맑고도 고운 편인데다가 콜로라투라 창법을 잘 소화해낸다. 그래서 둘리양이 잠시 얌전한 동안에 들었던 헨리 비샵의 The Comedy of Errors 중에 Lo, Here the Gentle Lark 이라는 노래를 플룻연주와 함께 불렀을 때에는 어느 것이 플룻 소리이고 어느 것이 목소리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그 곡이 끝나고 청중들은 무척 열심히 박수를 쳤고, 학생들 몇 명은 일어서서 기립박수로 찬사를 표현하기까지 했다.

님이 오시는지, 산유화, 신아리랑, 이렇게 세 곡의 한국 가곡은 문밖에서 아련하게 들어야 했지만, 소리가 아련할수록 더욱 감동은 강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우리집 피아노로 반주하고 엄마가 부르곤 했던 가곡이라서 더욱 향수와 아련함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공연이 끝나고 김영미 선생과 또 다른 몇 명이 레스토랑에서 뒷풀이겸 밤참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참석한 절반이 음대 교수및 음악 전공자라, 예전에 알지못한 공연장 뒷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좋은 공연으로 내 귀를 즐겁게 해준 김영미 선생에게 대접하는 의미로 밤참을 먹자고 했던 것인데, 오히려 잠시 자리를 비우는 척 하면서 김선생이 음식값을 지불해버려서, 두 배로 고맙고 세 배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참, 여담이지만, 공연을 준비할 때 노래 연습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도 직접 만든다고 한다. 곡에 대한 소개나 작곡자에 관한 정보를 영어로 써넣어야 하는데, 이번처럼 영어가 아닌 언어로 가사가 있는 노래를 부르면 가사를 영어로 번역까지 해야하니, 아무리 인터넷으로 관련자료를 찾아서 활용한다해도, 그 수고가 보통이 아닐 것 같다.

 

2015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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