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이런 우편물이 왔다.
디즈니 크루즈를 계약한 사람에게 보내는 안내문이다.
이번 여행은 순전히 나혼자 생각해내고 검색하고 기획하던 것이라, 계약도 내 이름으로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안내문에도 박씨 일당 보시오… 하고 시작한다 🙂
한쪽짜리 간단명료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안내문에는 예약번호와 우리가 탈 배 이름과 우리 선실의 번호 같은 것이 적혀있다.
사실은 이 우편물을 받기 전에 벌써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예약 내용을 확인한 바 있다.
예약 내용 중에 변경할 수 있는 것 하나가 저녁 식사 시간인데, 현재로는 저녁 8시 15분에 식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원하면 5시 45분 으로 바꿀 수가 있다.
저녁 식사는 여러 군데 레스토랑을 매일 바꿔서 갈 수 있는데, 3천 명에 달하는 승객이 식사를 하려면 두 가지 시간대로 나누어서 준비를 해야 하나보다.
우리가 탈 디즈니 드림 호에는 저녁 식사를 위한 레스토랑이 여섯군데가 있다.
전에 소개한 적 있는 Animator's Palate과, Cabanas, Enchanted Garden, Royal Palace, Palo, Remy이다.
이 중에서 Remy 레스토랑은 어린이 입장이 불가한 곳이라서 아마도 우리 가족은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린 경우에는 선내 탁아소를 이용할 수 있고, 코난군 정도 되는 연령의 아이라면 자기들끼리 놀게 하고 어른들은 이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가족은 가족애가 많이 끈끈해서 🙂 굳이 아이들을 떼어놓고 부부만 밥을 먹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일인당 99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고 (그만큼 음식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한다. 아마도 말로만 듣던 최고급 프랑스식 레스토랑인가보다. 그래봤자, 아이들 떼어놓고 가고싶을 만큼 끌리지는 않는다 :-), 양복과 드레스를 빼입고 입장해야 하는 규칙까지 있으니, 코난아범은 아마도 손사래를 치며 거부할게 분명하다 ㅎㅎㅎ
Palo 레스토랑은 270도 전경으로 바다가 보이는 대단한 경치를 자랑하지만, 여기도 역시 일인당 30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하고, 18세 미만의 아동은 출입금지에다, 차려입은 사람만 입장한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간단명료하게 아웃! ㅎㅎㅎ
그러고나니 남은 레스토랑이 네 군데라서 4박 5일 동안 고민하지 않고 공평하게 한 군데씩 가서 먹을 수 있겠다.
레스토랑에 관한 사진과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
http://www.wdwinfo.com/wdwinfo/cruise-new/cr-dining.htm#restaurants
저녁을 5시 45분에 먹으면 8시 30분에 시작하는 쇼를 볼 수 있고, 늦은 저녁을 (8시 15분에) 먹으려면 6시 15분에 시작하는 쇼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식사를 하게 된다.
내 생각에는 저녁을 먼저 먹고 쇼를 보다가 졸리면 선실로 돌아와서 잘 수 있도록 하는 스케줄이 더 좋을 것 같다.
저녁 6시 15분이면 이미 출출해서 무언가 군것질을 하면서 쇼를 보게 될 것 같고, 그 이후에 또 저녁식사를 하면 잠들기 전까지 소화가 다 안되어서 속이 불편할 것 같기 때문이다.
남편과 의논해보고 예약 사항을 바꿔야겠다.
2016년 3월 2일
오마이크루즈 서대진 대표의 후기에 의하면, 10세 이하 어린이에게 저녁 8시 15분 식사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 아이들이 밥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이 든다고 한다.
이 사람은 처음에는 이른 저녁 시간을 예약했다가, 그러면 식후에 늦은 시간에 쇼를 보다가 졸려서쇼를 끝까지 못보게 될까봐 늦은 저녁식사로 바꾸었는데, 쇼는 제대로 보았는지 몰라도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고 한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나보다.
코난아범은 이른 저녁을 먹고나면 나중에 배가 고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으나, 그럴 경우에 핫도그와 햄버거 핏자를 주는 (돈을 따로 내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니, "파는" 이라고 쓸 수 없음 :-)스탠드가 24시간 열려있다고 하고, 룸써비스로 원하는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을 수도 있으니 (이 경우에는 팁을 2-3달러 주도록 권장하고 있다), 배가 고파지면 야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겠다.
그래서 예약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