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이 즐겨 보는 티비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예쁜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 예쁜 캐릭터들은 꺕훼이~~ (카페를 영어로 발음하면 이렇다 🙂 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스트로베리 숏케익의 한 장면인데, 주인공인 스트로베리는 이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들인 다른 과일들과 (블루베리, 래스베리, 오렌지, 등등) 자신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물론이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도 한다 🙂
어느날 둘리양이 내게 묻기를,
"엄마, 꺕훼~이 가 머예요?"
한다.
그러고보니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로 카페에 아이들과 함께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남편과 둘이서 간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시골인 우리 동네에는 한국 서울에서 친구들과 다녔던 그런 예쁜 카페가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다 🙂
둘리양의 교육적 경험을 위해서, 마침 다음날로 예약되어 있던 치과 검진도 수월하게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내일 치과에서 울지 않고 입을 잘 벌리고 의사선생님 말을 잘 들으면 진료를 마친 다음에 꺕훼~이 에 가서 점심을 사줄께"
그리고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간 곳은…
ㅋㅋㅋ
파네라 라고 하는 카페와 빵집의 중간쯤 되는 곳이었다.
한국의 파리바게트 빵집과 비슷한 분위기일까 싶다.
주문한 샌드위치와 숩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후식으로 먹으려고 주문한 케익을 먼저 먹었다.
공주처럼 우아하게 먹는다며 입을 다물고 오물오물 먹고 있는 모습이다 🙂
이 날 카페 나들이를 위해서 옷도 가장 예쁜 걸로 골라서 입은 것이다 ㅎㅎㅎ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게임을 하고 있는 코난군도 꺕훼~이 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엄마 말 잘 들으면 다음에 또 데려와서 샌드위치를 사주겠다고 하니, "향후 십 년 동안 동생을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겠어요" 라고 구라섞인 다짐을 한다.
터키 베이컨 브라보 샌드위치에는 코난군이 좋아하는 베이컨이 들어가고, 신선한 야채와 두꺼운 치즈가 들어가서 맥도날드 햄버거 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었다.
맥도날드에 비하면 테이블과 의자도 조금은 고급스럽고 실내 분위기가 차분해서 아이들은 꺕훼~이 에서 식사하는 것을 즐겼다.
둘리양과 내가 나누어 먹었던 치킨누들숩이다.
한국에서 먹던 오뎅국과 흡사한 맛이다.
오뎅 한 점 안들어가고 무나 파도 안들어갔는데 어찌 그리 비슷한 맛이 나는지 신기하다 🙂
나를 닮아 국물을 좋아하는 둘리양이 아주 잘 먹었다.
2주 후에 둘리양은 충치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그 날 또 치료를 잘 받으면 또 꺕훼~이 에서 더 맛있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나저나…
코난군은 지금껏 충치 하나 없이 치아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둘리양은 벌써 치료해야 할충치가 4-5개나 된다.
게다가 겁이 많고 고집과 반항이 센지라, 2주 후에 충치 치료시에는 반마취를 해야 한다.
아예 전신마취를 하면 안심하고 모든 충치를 한 번에 다 치료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종합병원 수술실에 눕혀놓고 산소호흡기 갖다 대고 정맥주사 찌르는 과정에서 더 큰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될까 우려되어서, 전신마취는 하지 말고 졸리는 약을 먹여서 절반 정도 잠든 상태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치료를 하기로 했다.
한 번에 다 치료하지 못하면 다음 번에 나머지 치료를 받거나 아니면 충치가 생긴 이에 까만 물질로 코팅을 해서 일 년 정도 기다리며 둘리양이 조금 더 성숙해지기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2016년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