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기분 조금 내어봤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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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인터넷을 보니 한국은 온통 추석 분위기라 나도 장을 보면서 추석 기분을 좀 내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미국 사람들은 생선을 육류만큼 자주 먹지는 않고, 먹는 방법도 아주 단순해서 뼈를 분리해내고  스테이크 처럼 덩어리로 자른 것을 스테이크처럼 그릴에 구워먹는다.

한국 음식처럼 생선을 조리거나 매운탕 등의 국물요리로 만들어 먹는 것은 보기 힘들다.

다만, 생선이 흔한 바닷가 지방에서는 생선과 각종 해물을 토마토쥬스와 함께 끓여서 매운탕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먹는 것을 보았다 – 안매운 매운탕…ㅎㅎㅎ

 

암튼 스테이크용으로 손질해서 얼려서 마트에서 파는 생선은 얇게 썰기만 하면 생선전을 만들기에 아주 좋다.

살이 너무 약해서 부스러지기 쉬운 광어보다도, 흙냄새가 많이 나는 틸라피아 보다도, 대구살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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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썰어 하룻밤 소금을 뿌려 냉장고에 두었다가 물기를 빼고 계란에 담궜다 부치면 생선전이 된다. 계란물에 파도 조금 다져 넣으니 색도 예쁘고 맛도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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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일째 남편의 기침이 계속되고, 거기에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이후로 감기증세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얼큰하고 따끈한 국물요리를 만들었다.

육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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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늦가을에 아버지와 함께 담았던 김장 김치가 드디어 바닥이 났다.

올해 김장 까지는 아직도 두어달이 남은지라 배추 세 포기를 사다가 잠시 동안 먹을 김치를 담았다.

지난 여름에 한국에서 날아온 귀한 고춧가루는 김장을 위해 아껴두고 마트제 고춧가루를 써서 대충 담았지만 보기에는 그럴싸하다.

맛도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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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하고 낮에는 아직도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감기 걸리기에 딱 좋은 날씨다 🙂

손을 자주 씻고 먹고 자는 일을 규칙적으로 해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하늘은 완연한 가을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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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에는 프로그램 대표 일을 안하는데다 아너스 펠로우쉽 덕분에 과목 한 개를 면제 받아서교생실습 지도를 꼼꼼하게 할 수 있어서 좋다.

이 학생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군인출신이라 그 전통을 이어받아 알오티씨로 공부를 하던 학생인데 우리 전공의 실습 일정과 군사훈련 일정이 도저히 맞질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 실제로 이 결정을 내리면서 많이 울었다 – 군사훈련을 그만두고 전공에 올인하게 된 학생이다.

군사훈련 경험을 반영한 것인지, 1학년 사회과목 지도 단원을 가르치는데 운동장 지도를 그려서 나눠주고 각 지점을 찾아다니도록 한 수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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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교생 선생님이 재미난 사회 수업을 진행하니 학생들도 즐거워했고, 그걸 지켜보는 내마음도 흐뭇했다.

잘난 사람 잘난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대로 산다더니… ㅎㅎㅎ

같은 학교에서 실습하는 이 학생은 위의 학생에 비하면 다소 수업을 계획해고 진행하는 기술이 부족하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지 못해 수업 중간에 실수를 하기도 하고 주의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은 선생님 말을 안듣고 딴짓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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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제 막 시작하는 실습이니까…

내가 더 지켜보고 조언을 해주고 더 많이 노력하면 좋아지겠지.

그래도 내가 하는 조언을 귀기울여 듣고 반영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음식 이야기로 시작해서 학생 이야기로 끝나는 이상한 글…

금요일 아침에 코난군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쓰느라 그런가…?

암튼 끝!

 

 

2016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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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로빈엄마

안녕하십니까?

일단 육개장 한 그릇에 침 흘리고 시작합니다.. 찬 바람이 나니 육개장 한그릇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전 항상 원대한 야망을 품고 육개장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나 쇠고기 무우국으로 끝내긴 하지만요..ㅠ) 

간만에 들어와서 몇몇 글도 읽고 회원가입도 하고 갑니다..

레오가 이제부터 프리스쿨에 들어가서 아침에 아주 쬐금 시간이 남아요.. (오전반이라 10:50 분에 끝난다는게함정..) 

 

저도 추석때 생선전 부쳤는데 전 왜 미련하게 한국마트 까지 가서.. 그것도 썰어지지 않은 전감을 사다가 전을 부쳤을까요?ㅠㅠ 기왕 써느라 고생할거 기냥 동네 수퍼에서 사다가 할걸!! 다음 명절엔 저도 대구 스테이크감 사다가 전부치렵니다.. 

소년공원

저도 쇠고기무국이 더 맛있어요 🙂

어릴 때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 생각나서요.

그런데 제 남편은 익힌 무를 싫어해요.

남편이 싫어해도 내가 좋아하니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최대효용의 법칙을 너무 잘 배운 탓인지 이왕이면 한 사람의 입맛이라도 더 포괄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게 되더군요.

다음에 로빈이네 놀러가면 쇠고기무국 한 사발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