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둘리양이 아파서 정신이 없기도 했고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 여력이 없었다.
지난 목요일에 코난군 학교 면담을 마치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코난군을 축하할 겸, 한동안 온가족이 부실하게 먹고 살던 것을 위로도 할 겸, 해서 일본식 철판요리 식당에 가서 외식을 했다.
내가 수고하지 않고 온가족이 한 끼 식사를 맛있게 했고, 남은 음식은 다음날 남편 도시락으로 싸보낼 수 있어서 참 편하고 좋았다.
그러고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토요일에 오아시스 마트에 가서 횟감용 참치를 사다가 초밥을 만들어 먹었다.
게맛살과 조갯살, 날치알도 사다가 구색을 맞추어 초밥을 만들었더니 보기에도 화려하다.
이렇게 초밥 한 접시를 식당에서 사먹으려면 세금과 팁까지 해서 적어도 20달러는 주어야 했을것이다.
식당에서 모둠초밥을 시켜먹는 기분을 내려고 유부초밥도 만들고 계란말이를 얹은 초밥도 만들었다.
일본식 계란말이에는 마를 갈아서 넣어 부드럽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우리집에 마 라는 야채는 한 번도 있어본 적이 없다 🙂
잠시 생각해보니 감자전분을 살짝 넣으면 계란의 탱글한 식감이 어느 정도 유지될 것 같아서 시도해봤는데 대략 성공한 듯 하다.
군함초밥을 만드는 것이 처음이라 많이 서툴렀는데, 그래서 초밥 주변에 날치알을 흘렸다.
좋게 보면 장식으로 그렇게 떨궈놓은 것 같기도 하다 🙂
참치와 조개를 뺀 구성으로 차린 어린이를 위한 초밥
미소숩은 직접 끓이자니 번거롭기도 하고, 어차피 일식집에서 (우리 형편으로 갈 수 있는 수준의 일식집을 말한다 🙂 나오는 미소숩이 이런 인스탄트 국물 맛이니까 ㅎㅎㅎ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는 인스탄트 숩을 준비했다.
스시를 무척 좋아하는 남편이 흐뭇하게 한 끼 식사를 마친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잘 먹었다.
나중에는 밥은 안먹고 위에 얹은 맛살과 계란만 먹기도 했다.
음식접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면 예의에 어긋나기도 하거니와 음식값이 아까워서 못하게 말렸겠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으니 속편하게 밥은 없이 위에 얹을 음식만 담아 주고 실컷 먹게 했다.
두 아이들은 유부초밥은 밥도 함께 잘 먹었고, 계란말이를 무척 잘 먹었다.
30달러 주고 산 횟감 참치가 아직도 3분의 2는 더 남아 있어서 주말 동안에 부지런히 초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그런데 냉동을 잘 시켜두면 며칠 후에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2016년 10월 1일
오호호.. 집에서 초밥을!! 초밥 그게 보기엔 엄청 쉬워 보이는데. 막상 요리사처럼 밥 모양을 만들라 치면 잘 안되던데… 초밥 모양은 어떻게 만드셨어요?
그리고!! 보이영팍님 홈페이지 글 읽다가 셀프 뽐뿌질 받아서 저희 방금 에어로프레서 구입했다는거 아닙니까!!! ( 작년에 버지니아 들렀다가 튀김기도 산거는 비밀 ^^) 안그래도 모유 수유도 다했고 해서 잠시 쉬었던 커피를 이제 본격적으로 마셔보고자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려고 눈독들이는 중인데.. 여기서 읽은게 생각이 나서 레오아빠한테 에어로프레서라는거 들어봤냐고 했더니.. 타겟 간김에 바로 사왔네요.. 한국에서 드롱기 머신 쓰다가 이사오면서 처분하고 왔었거든요…. 일단 샀으니 에어로프레서로 열심히 마셔봐야겠어요.. (저는 집에서 직접 콩 볶아서 갈아주는 남편은 없지만 말입니다.. 흠… 부러우면 지는거다… ㅠㅠ)
초밥은 신선한 재료만 있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죠. 모양이야 뭐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겠습니까 🙂
에어로프레스를 타겟에서도 파는군요 요즘은?
그런데 에어로프레스는 커피 원두가 가진 본연의 향을 그대~~로 추출하기 때문에 좋은 원두가 필수인 것 같아요. 맛없는 원두를 갈아서 추출하면 본연의 맛없음이 그대로 드러날지도 모르거든요. 이왕에 근사한 커피에 도전하시는 거니, 너무 싼 거 말고 좋은 커피 구입해서 제대로 즐기시길…
그나저나 벌써 모유수유로부터 해방이라니 참 세월이 빠릅니다!
땡스기빙에는 시댁에 내려가나요?
에어로프레스.. 한 이틀 써본 결과… 맛은 아주 좋습니다. 기존에 캡슐머신에 비해서도.. 더 맛있게내리려면 조금더 연습을 해야겠죠? ^^ 그리고 아마도 땡스기빙이랑 크리스마스 둘중에 한번은 어르신들이 올라오시고 한번은 저희가 내려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연휴가 조금 더 긴 크리스마스때 저희가 내려갈 확률이 좀 높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 미정이구요. 이번에도 명왕성 불시착을 시도해볼까요?^^
물의 온도도 중요해요.
프레스 누를 때도 너무 급하지 않게, 너무 천천히도 안되고…
자꾸 만들어 먹다보면 기술이 발전하실겁니다.
저희 가족은 이번 겨울 동안에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내려갈 예정이랍니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디즈니 크루즈가 바로 이번 연말이어요)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죠.
아하! 그 디즈니크루즈가 바로 그때군요.. 제가 다 설레입니다.. 저희는 일단 디즈니랜드이든 월드이건 그거부터 가는걸로!! 특히 둘리양이 진짜 좋아하겟네요.. 기대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