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귀타고 장에 가시고

 303 total views,  1 views today

해마다 추수감사절 방학이 시작되는 주말이면 온가족이 네시간을 운전해가서 김장을 위한 쇼핑을하고 한인타운 음식점에서 한국음식을 사먹고, 또 어떤 때는 하룻밤을 머물면서 워싱턴 디씨의 박물관을 구경하기도 했다.

그런데 코난군이 주말에도 수영이나 미술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김장 쇼핑을 다녀오는 것이 어려워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남편이 혼자서 배추와 김장 재료를 사러 다녀왔다.

금요일에 로아녹에서 오후 2시에 강의가 끝나는 남편이 거기에서 바로 워싱턴 디씨까지 가면 한 시간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며 금요일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장보러 갈 채비를 다 해서 나갔다.

그런데 그 금요일이 우리 학교와 버지니아 공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교들이 추수감사절 방학이 시작되는 날이라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이 도로에 가득했다.

원래 예상대로라면 세 시간 걸려서 갈 거리를 다섯시간도 더 걸려서 도착했다고 한다.

그리고 장을 봐서 집에 돌아온 것은 밤 한 시가 넘은 시각…

나는 나대로 두 아이들 데리고 코난군의 태권도 심사를 따라가고, 집에 와서 저녁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하느라 피곤해서 밤에 남편이 오는줄도 모르고 쿨쿨 잤다. (사실, 피곤함의 정도에 상관없이 늘 쿨쿨 자기는 한다 ㅋㅋㅋ)

 

D72_0719.jpg

아침에 일어나서야 장에 갔던 아빠가 돌아온 것을 알게 된 아이들.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가 잔뜩 들어있는 짐보따리를 보며 흥분했다.

둘리양이 좋아하는 뿌셔뿌셔 과자는 오아시스 마트에서 팔지 않는다.

D72_0723.jpg

즉시 한 봉지 꺼내서 주먹으로 뿌셔뿌셔 하고 있는 모습 🙂

딸기 크림이 든 과자는 오아시스에서도 팔지만 큰 마트에서 큰 포장을 싸게 팔았던가보다.

어느새 딸래미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 둘리 아범… ㅎㅎㅎ

둘리양이 태어나기 전이었다면 무슨 이런 "얄딱구리"한 색깔의 과자를 사먹느냐고 코웃음 쳤을 사람이다.

D72_0720.jpg

 

그리고 장에서 돌아온 남편의 짐보따리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D72_0718.jpg

82쿡에서 알게 된 회원님 한 분이 미국에 자주 다니러 오시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사는 곳과 비교적 가까운 워싱턴 디씨까지 오셨다며 연락을 하셨다.

이 분은 작년에 내게 국물내기 팩과 김을 선물해주셨는데 올해에는 고춧가루를 주시겠다는 걸, 내가 사양했다.

매번 얻어먹는 것이 염치가 없기도 했고, 또 올해에는 김장을 위해서 엄마와 이모가 최상품 태양초 고춧가루를 보내주셨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한인마트에서 남편을 만나서 이런 선물을 보내주셨다.

서로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응원하는 이런 인간관계…

인터넷 세상이라 가능한 새롭고 바람직한 관계이다 🙂

D72_0727.jpg

도자기 재질로 만들어진 고양이 인형이 참 귀여웠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팔찌와 한 셋트처럼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의 목걸이도 있었다.

D72_0726.jpg

둘리양이 예쁘다며 한 번 목에 걸어봤다 🙂

지난 여름에 친구가 선물해준 이탤리산 유리 세공 팔찌가 꼭 이런 색상의 디자인인데 한 셋트로 꾸미고 나가면 멋있을 것 같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귀타고 장에 갔다 돌아오신 아빠의 짐보따리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D72_0721.jpg

 

포장 안에 김이 서려서 눅눅해지지 말라고 귀퉁이를 칼로 쓱쓱 베어서 이렇게 포장을 해준 것은…

D72_0722.jpg

 

바로 한국식 중국집에서 포장해온 탕수육이었다.

D72_0729.jpg

20달러 짜리 한 접시 포장이 양이 얼마나 많던지, 요만큼 덜어서 아점으로 남편과 둘이 먹고, 이보다 더 많이 남은 것은 저녁에 데워서 짜장라면을 끓여서 온가족이 중국식으로 식사를 했다.

 

올해 김장은 다른 것 아무것도 안하고 배추김치만 두 박스를 담기로 했다.

뭐니뭐니해도 배추김치가 가장 활용도가 높고 김치냉장고에서 가장 오래 버티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추 두 박스를 절이려니 내가 가지고 있는 대야가 부족했다.

그래서 약간의 찜찜함을 감내하고 욕조 한 개를 열심히 청소한 다음 소금물을 풀어 배추를 절여두었다.

절인 다음에 깨끗하게 씻을거니까 괜찮겠지.

넓은 욕조에 배추를 절이니 일은 무지 간편하긴 했다.

차고에서 이층 욕실까지 배추를 나르는 것이 가장 힘든 과정이었는데, 그래봤자 힘세고 튼튼한 나에게는 식은죽 먹기였다 🙂

 

2016년 11월 19일

Related Posts

Subscribe
Notify of
guest
2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전유근

혹시 그 82회원님이 하**님?  얼마전에 디트로이트 가까운곳으로 오셨다고 쪽지 주셔서 전화통화는 했거든요 

이 글을 읽으니 어렸을때 아버지가 나갔다가 들어오시며 가끔씩 사오시던 봉지에 담긴 통닭(치킨 아니고 통닭이어요)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뿌셔뿌셔는.. 저도 좋아하는 과자이용..

 

연휴를 고된 노동으로 시작하시다니.. 하루라도 좀 쉬고 하시지..

김장 포스팅 기다릴게요..  지금쯤 무 채 썰고 계시려나^^

 

저희 시부모님이 오늘 아침에 시댁을 출발하셨으니 곧 명왕성 근처를 지나가시겠군요!! 

소년공원

**니 님 맞아요 🙂

이 분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시던데 이번에는 미국에서도 여기번쩍 저기번쩍 홍길동처럼 활약하시더군요.

한국에서 힘든 아이들 밥 해먹이는 자원봉사도 열심히 하시고, 자녀들도 훌륭하게 키우셨고, 참 여러모로 존경스러운 분이더라구요.

 

뿌셔뿌셔 좋아하시는군요 🙂

미시간에서는 손쉽게 사드실 수 있겠죠?

 

시부모님과 즐거운 명절 보내시겠네요.

셰퍼드 파이 레서피 전수 좀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