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메뉴에는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선데이와 미키바가 들어있지만, 그것 말고 어른들의 메뉴에 나와있는 후식을 주문해서 먹어도 된다.
우리 아이들은 그 유명한 미키바를 한 두 번 주문해서 먹었고, 둘리양은 어른 메뉴에 있는 각종 디저트를 섭렵했던 반면, 식탐이 없는 코난군은 배가 부르다며 디저트를 안시킨 적이 몇 번 있었다.
우리 형편에서는 큰 돈을 지불한 터라, 이왕이면 평소에 못먹는 음식을 많이 시키고 디저트도 빠트리지 말고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옛말처럼, 끼니마다 맥앤치즈로 배를 채우고 디저트는 안먹는 코난군을 그냥 그렇게 놔둘 수 밖에 없었다 🙂
둘리양을 혹하게 만든 이름과 모양의 디저트는 스트로베리 숏케익 아이스크림 선데이 였다.
마키마우스 얼굴 모양의 초코렛과 새빨간 딸기 졸임이 딱 둘리양 취향이다.
어쩌구 저쩌구 수플레는 남편의 후식이었다.
서버가 후식을 내려놓더니만 스푼으로 수플레 한가운데를 푹 눌러서 구멍을 내고 그 속에 크림인지 시럽인지를 뿌려주었다.
이건 망고 푸딩이었던 것 같은데, 푸딩 위에 설탕을 뿌리고 불로 그을려서 사탕처럼 굳힌 부분이 특이하고 맛있었다.
둘리양이 먹었던 래스베리 치즈케익이다.
둘리양은 래스베리, 망고, 딸기, 등의 과일이 들어간 후식은 무엇이든 잘 먹었다.
치즈케익 앞에는 생크림과 래스베리 잼, 그리고 미키마우스 얼굴 모양의 스프링클이 뿌려져있다.
이것도 망고 푸딩이었는데, 둘리양도 나와 같은 것을 시켜서 먹었다.
내 푸딩 위에 얹은 초코렛과 래스베리도 둘리양이 날름 가져다 먹었다.
맛있다며 사진으로 찍어보라던 둘리양
이건 럼 어쩌구 하던 케익이었는데 독특한 향이 아마도 럼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건 뭐라더라? 무슨 독일식 사람이름의 케익이었는데 코난아범이 먹었던 것이다. (아래 댓글 참조)
이건 초코 푸딩이었던 것 같고…
디즈니 크루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대망의 미키바!
둘리양은 여기 붙은 스프링클 하나 하나를 꼼꼼히 다 집어 먹었다.
셋째날에 캐스트어웨이키 섬에 정박했을 때는 섬에서 뷔페식 점심을 먹었는데, 이 섬에는 오직 디즈니 크루즈 승객만 들어가기 때문에, 배에서 요리사들이 식재료를 들고 내려서 즉석 바베큐를 해서 점심을 차려주고 승객들은 무제한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햄버거와 립이 맛있었지만 물에 젖은 아이들 몸을 닦아주고 그 와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둘리양 시중을 들어주다 보니 음식 사진은 없다.
여기가 점심을 먹었던 장소이다.
음식을 테이블에서 먹어도 되고, 이렇게 바닷가로 들고 와서 먹어도 된다.
모래놀이에 빠져서 뭘 먹을 생각을 안하는 아이들에게 과일을 먹여주고 음료수를 마시게 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승선했던 동안에 크리스마스가 들어있어서 이런 특별한 간식도 먹을 수 있었다.
매일 저녁 방을 정리해주면서 타올을 가지고 동물 모양을 만들어놓고 초코렛 캔디도 놔두는데 이 날은 크리스마스 날이라서 조금 더 크고 많은 캔디를 두고 갔다.
손바닥만한 미키마우스 얼굴 모양 초코렛인가보다 했는데. 그 아래에 또 다른 초코렛이 더 들어있었다.
두 아이들이 환호하며 먹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산타에게 줄 쿠키와 우유를 가지고 가라며 나눠주었다.
원래 미국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배달하느라 격무에 시달리는 산타를 위로하기 위해서 쿠키와 우유를 벽난로 옆에 놓아두는데, 산타는 그걸 먹고 마신 다음 빈 그릇을 놔두고 선물을 두고 가는 것이 풍습이다 🙂
그런데 디너를 풀코스로 먹어서 너무 배가 부른 산타가 이 쿠키를 먹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었더니만 다음날 아침에 코난군이 무척 섭섭해 했다 🙂
이건 진짜 먹을 수 있는 재료로만 만든 크리스마스 마을인데, 이 옆에서 갖가지 초코렛과 코코아를마음껏 먹을 수 있게 로비에 준비해두기도 했다.
종류가 너무 많아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르기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아마도 이건 크리스마스와 같이 특별한 시즌에 크루즈를 타는 승객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할로윈 등을 끼고있는 일정은 평소보다 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기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라 요금을 더 많이 받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조금더 특별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니 그리 억울하지는 않다.
2016년 12월 29일
아니 거기까지 가서 맥앤치즈만 먹다니..ㅠㅠㅠ 어머니 속 좀 타셨겠어요ㅠㅠ
그나저나 음식사진들을 보니 언젠가는 가봐야 겟다는 생각이 굳혀집니다^^ 보통 저렇게 부페 혹은 대형 식당일 경우 음식이 이쁘기만 하고 실제 맛은 별로인경우가 많은데 맛까지 섬세하고 훌륭하다니 진짜 호기심이 동합니다..
저희집 아이들이 고집이 세기도 하고 (그게 다 부모닮아 그런 것이니 원망할 필요도 없죠 뭐 :-), 즐겁자고 떠난 여행에서 자기들 하고싶은대로 해주는 것이 모두의 평화를 위해 좋을 것 같아서 내버려두었더니 정말 끼니마다 맥앤치즈만 먹더군요 ㅎㅎㅎ
그래도 아마 맥앤치즈도 맛있었을 거예요.
음식이 사소하든 대단하든 종류에 상관없이 전부 다 맛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른들만 정장을 입고 갈 수 있는 프렌치와 이태리식 레스토랑이 따로 있는데, 거기는 더 (이보다 더 맛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었죠 🙂 음식이 맛있다고 해요.
추가로 만만찮은 돈을 더 내야 하고 정장 차려입고 애들 따로 두고 밥먹을 가기가 귀찮아서 제가 직접 먹어보진 못했어요.
본문 중간의 케익에 관하여 —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은 생계 걱정 없이 자기의 오케스트라를 갖고 음악의 한 마지막 작곡가, 라고 대학교 음악의 이해 시간에 들은 것으로 기억된다. 오스트리아의 귀족 에스터하지의 지원을 받으면서 마음껏 작곡을 하고 연주하면서 곡도 고칠 수도 있었다. 하이든이 단원들의 휴가를 위해 의도적으로 작곡했다는 고별 교향곡을 에스터하지가 단번에 알아차리고 휴가를 보내줬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너무난 유명한 일화이고. 아무튼, 크루즈 첫날 저녁 디저트 메뉴를 보는데 좀 독특한 메뉴가 보여서 발음되는 데로 읽어보니 에스터하지 (Esterhazy), 에스터하지 케익. 설마 그 에스터 하지? 음식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나에게 이 두 명칭이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궁금해서 전화기로 검색을 하려 했으나, 와이파이가 안되니 어쩔 수 없고. 결국 웨이터에게 물어봤는데, 그 가문에서 나온 레시피들이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케이크를 시켰는데, 과연 맛은 환상적이었다. 사실 여기 먹었던 거의 모든 요리, 디저트의 맛이 그랬다. 맥 앤 치즈도 마찬가지 ㅎㅎㅎㅎ. 돌아와서 에스터하지를 찾아보니 과연 그 가문은 음식이로, 와인(소량만 판매됨으로 시중엔 잘 보이지 않지만)으로 유명했다. 혹시 이 이름의 요리나 와인을 보게 되면 한번 시도해 보시도록…
따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도 천섬 (따우전드 아일랜드)에 별장을 가진 어떤 부자가 주방장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드레싱을 만들라고 주문해서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맛있는 음식과 음악은 부자들의 투자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