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22일은 11년 전에 코난군이 태어나던 날과 마찬가지로 추수감사절이었다.
생일 당일은 명절이고 그 전 날부터 명절 연휴로 학교를 가지 않으니, 추수감사절 휴일이 시작하기직전 마지막 학교가는 날에 컵케익을 구워 보냈다.
김장 하느라 바빠서 깜빡 잊고 있다가 밤에야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케익 가루와 아이싱 등의 재료를 사다가 구웠지만, 능숙하게 한 시간 만에 다 마쳤다.
생일 전날인 수요일은 세 시간 거리에 있는 물놀이 호텔 Great Wolf Lodge 로 1박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은 어차피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명절 쇠러 가고 없으니 생일 파티 대신에 좋아하는 물놀이 호텔에 가서 가족끼리 하룻밤 오붓하게 놀다 오기로 한 것이다.
이맘때면 물놀이 호텔은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화려하게 해두지만, 명절이라 손님은 적어서 물놀이 기구를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고, 덜 붐벼서 좋다.
작년 코난군 생일에도 여기를 왔었는데 올해도 또 다녀온 것이다.
작년보다 물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둘리양은 오빠보다도 더 물놀이를 즐겼다.
물안경을 쓰니 물 속에 얼굴이 잠기는 것이 무섭지 않은 모양인지, 물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아주 신나게 놀았다.
반면에 코난군은 이제 컸다고 물놀이가 다소 시들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내년 생일은 물놀이 호텔 말고 다른 이벤트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물놀이 호텔이 있는 곳은 아주 큰 쇼핑몰이 가까이 있어서 음식을 사먹을 곳도 많았다.
생일의 주인공이 이 레스토랑에 가서 바베큐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고 말했으므로 당연히 발걸음을 그리로 향했다.
약한 불에 오래 구운 바베큐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여러 가지 소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뿌려 먹는 곳인데, 손으로 고기를 뜯어먹다보니 손가락이 끈적끈적해 진다고 해서 식당 이름이 끈적거리는 손가락 Sticky Fingers 이다.
샌드위치 속이 너무 수북하게 높이 쌓여 있어서 속을 먼저 먹고 빵은 나중에 따로 먹었다.
평소라면 절대 주문하지 않았을 디저트를 생일 기념으로 시켜주니 두 아이들이 행복해 하며 나눠 먹었다.
저녁 식사 후에는 호텔로 돌아와서 아케이드 (전자 오락실 같은 곳) 에서 놀았다.
여러 가지 게임을 하며 노는데, 한 가지 게임이 끝날 때 마다 게임기에서 티켓이 나와서 그걸 모으면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티켓은 사람이 일일이 세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런 기계에 넣으면서 몇 장이나 모았는지 세어주게 된다.
티켓 기계 뒤에 보이는 카운터에 여러 가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438개의 티켓을 모아서 인형 한 개와 캔디로 교환을 했다.
물놀이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아침에 또 물놀이를 조금 더 하고 다시 세 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작년부터 생일 케익은 오레오 쿠키가 올려진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먹겠다고 벼르고 기다려온 코난군을 위해 동네 마트로 달려가니, 명절이라고 일찍 문을 닫을 참인데 몇 십 분 직전에 들어갈 수 있어서 간신히 사올 수 있었다 🙂
어릴 때는 물론이고, 20대와 30대에는 "10년 세월!" 이라고 하면 무척이나 긴 시간이라고 여겨졌었는데, 아이 둘을 낳아서 키워보니 그깟 10년 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후딱 지나가버리는 시간 같다.
코난군이 태어난지 어언 11년이 지났고 석달 후면 둘리양도 태어난지 7년이 되니 말이다.
2018년 1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