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에 두 시간씩 아트 레슨을 받게 하고 있는데, 두 아이 모두 금요일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고 있다.
그림의 소재는 보통은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골라서 그리도록 하고, 가끔씩 선생님이 특별히 지도하고싶은 것이 있으면 선생님이 고르기도 한다.
지난 몇 주간은 할로윈을 기념하며 가을의 상징인 호박을 그리도록 했는데, 코난군은 호박 농장이 넓게 펼쳐진 풍경화를 그렸고, 둘리양은 호박 한 덩이 혹은 재미있게 조각한 할로윈 호박을 골라보라고 하셨다.
둘리양과 내가 머리를 맞대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고른 것은 이 사진이었다 🙂
호박 보다도 강아지가 주인공이 되는 그림인데, 아트 선생님 댁의 골든리트리버 아지와 비슷하게 생겼다.
아이들은 아트 레슨도 좋아하지만, 두 시간의 그림 공부가 끝나면 방 안에서 얌전히 기다리던 아지와 함께 선생님댁 마당에서 뛰고 뒹굴며 노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그래서 아지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 사진을 보면서 아지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했다 🙂
물론, 스케치와 채색을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그래도 둘리양의 미술 실력은 아주 뛰어나다.
선생님의 평가에 의하면, 색을 아주 잘 만들어낸다고 하고, 그림 솜씨도 나이에 비해 월등히 앞서있다고 하신다.
집에서도 심심할 때마다 낙서하듯 끄적이며 그림을 그리곤 하는데, 이건 오늘 낮에 그린 것이다.
인터넷으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검색해서 자기 컴퓨터에 저장하고 그것을 인쇄하는 모든 과정을 둘리양 혼자서 할 수 있다.
인쇄한 그림 위에 빈 종이를 얹은 다음 베껴내듯 그림을 따라 그리고, 거기에 배경이나 다른 그림을 원하는대로 추가해서 그리곤 한다.
그러니까 위의 그림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 그림은 베껴서 그린 것이라 별로 대수롭지 않지만, 그 주위로 햄버거집 창문이나, 커텐, 창문에 붙인 채용공고 (“NOW Hiring” 바깥에서 보이도록 써붙인 것이라 가게 안쪽에서는 저렇게 보인다 :-), 필기체로 멋지게 써넣은 자기 싸인은…
참 잘 그렸다!
아트 선생님이 손수 만든 레몬청을 나누어 주셨다.
예쁜 리본까지 달아서… ㅎㅎㅎ
냉장고 밖에서 사흘, 냉장고 안에 넣고 사흘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도저히 그 때 까지 기다리기 힘들어서 냉장고에 넣은지 하루 만에 개봉을 해서 레몬차를 만들어 마시기로 했다.
둘리양이 그릇장을 열고 직접 골라온 가장 예쁜 찻잔을 사용하기로 했다.
레몬과 같은 양의 설탕을 넣고 사흘간 두면 레몬의 수분이 빠져나와서 걸쭉한 청이 되는데, 그것 한 숟갈 넣고 레몬조각도 하나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레몬차가 된다.
초코칩을 넣고 와플을 구워서 일요일 아침의 느긋한 식사를 즐겼다.
2019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