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을 입은 어른들만 갈 수 있는 돈을 더내고 가는 최고급 레스토랑은 가지 않기로 하고, 7일 동안 저녁 만찬을 하게 될 레스토랑의 순서가 정해졌는데, 그 첫 순서는 신데렐라 궁전을 모티브로 한 로열 코트 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었다.
여기에서도 특별한 칵테일이나 와인 등을 주문하면 추가 요금을 지불하게 되는데, 우리 가족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탄산음료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식전 빵은 그날 그날 정해진 종류로 제공되고, 전채요리는 서너가지, 숩과 샐러드는 각기 두 가지씩, 메인요리는 너댓가지, 후식은 가장 다양해서 대여섯가지 종류가 제공되는데, 다 먹을 수만 있다면 한 사람이 한 가지 이상씩 골라서 주문해도 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한 가지씩만 주문해도 코스를 따라 먹다 보면 배가 터질 듯 가득해진다.
음식을 주문해놓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실내를 둘러보니, 과연 디즈니의 시설답게 구석구석 최고급으로 잘 꾸며두었다.
대리석 기둥에 금속 장식으로 꾸민 천장… 거기에다 크리스마스라고 장식을 더 달아두었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식전빵에 버터를 발라 먹고 있으니 곧 전채요리가 나왔다.
디즈니 크루즈를 타지 않았다면 내평생에 달팽이 요리를 먹을 일이 있었을까?
ㅎㅎㅎ
남편은 해산물 맛보기 셋트를 주문했고…
코난군은 브리 치즈 튀김을 주문했다.
둘리양은 어린이 메뉴를 주문했기에 전채요리가 따로 나오지 않았다.
숩과 샐러드는 남편과 내가 같은 것으로 주문했고 코난군은 숩이나 샐러드는 먹고 싶지 않다며 주문하지 않았다.
쇠고기 국물에 양파를 많이 넣고 끓인 후에 바게뜨 빵 한 조각을 넣고 그 위에 치즈를 얹어 토치로그을린 프렌치 어니언 숩이다.
보스크 페어와 아루굴라 잎이 들어간 샐러드.
메인요리로는 온가족이 같은 것을 시켰었는지 사진이 이 스테이크 한 가지 밖에 안보인다 🙂
두툼하지만 연한 쇠고기 스테이크는 곁들여 나온 감자와 아스파라거스와 조화를 이루며 좋은 맛을 내었다.
둘리양은 보잘것없는(?ㅋㅋㅋ) 치킨핑거 요리를 시켜서 사진을 찍어주지 않았던 것 같다.
첫 날 이후로는 둘리양도 어른 메뉴에서 코스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다.
디저트 메뉴는 신데렐라를 초대한다는 왕자님의 무도회 초대장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디저트 메뉴의 윗쪽에는 돈을 따로 더 내야하는 칵테일이라든지 에스프레소 커피 등이 있고 아랫쪽에 여섯 가지 디저트 종류가 적혀있었다.
테이블 번호를 알려주는 표시도 금속으로 세공한 신데렐라와 왕자님의 모습이다.
둘리양은 디즈니 크루즈의 대표 후식이라 할 수 있는 미키바를 주문했다.
초코렛 코팅 안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데, 초코렛 코팅 겉에다가 또 초코렛 시럽으로미키마우스 얼굴을 그리고 미키마우스 스프링클도 뿌렸다.
나는 스트로베리 숏케익 아이스크림 선데이를 먹었다.
코난군은 크림브륄레 종류를 먹었던 것 같고…
남편은 오페라 케익을 먹었던가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지난 번 알래스카 크루즈 때에는 늦은 식사 시간을 배정받아서 다소 속이 불편했던지라 이번에는 일찌감치 예약을 해서 이른 식사 시간을 예약할 수 있었다.
한 번 정해진 식사 로테이션은 중간에 바꿀 수 없다.
이른 저녁 식사는 5:45에 시작하는데, 코스별로 요리를 주문해서 후식까지 다 먹고 나오면 7:30이 훌쩍 넘는다.
지난 번 알래스카 여행 때는 8:15에 식사를 시작했으니 10시가 넘어서야 식사를 마쳐서 밤에 잘 때까지 소화가 다 되지 않아서 힘들었다.
로열 코트 레스토랑을 나와서 복도를 걸어가다가 창문 앞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
2020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