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서 첫날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 밖에 걸어둔 피쉬 익스텐더 주머니에 많은 선물이 배달되어 있었다.
어떤 것은 크리스마스날 까지 절대로 열어보면 안된다는 주머니에 포장되어 있기도 했다.
(순진한 우리 아이들은 정말로 열어보고 싶은 것을 꾹 참고 크리스마스날 까지 기다렸다 🙂
묵직한 가방안에 포장된 선물…
예쁜 이름표를 달고 있는 선물…
그것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
살다가 이렇게 선물 많이 받는 크리스마스는 처음이라고 논평하던 코난군 ㅎㅎㅎ
선물마다 적힌 이름이나 쪽지를 살펴보고 있다.
아이들의 기준은 어른들과는 사뭇 달라서, 슬라임이나 시끄러운 소음을 내는 카주 (작은 피리 같은 장난감) 같은 장난감 선물을 무척 좋아했다.
내가 보기에는 실용성이 떨어져서 별로인 것 같아보였지만 말이다 🙂
참고로, 이번에 우리가 묵었던 객실은 내측이라서 베란다나 외부 풍경이 보이는 창문이 전혀 없는 방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외부 풍경을 실시간 카메라로 보여주는 모니터가 마치 창문처럼 달려 있어서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게다가 가끔식 이 모니터에 디즈니 캐릭터가 깜짝 출현을 하기도 해서 오히려 진짜 창문보다 더 재미있었다.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상자에 가득 담긴 캔디 선물…
밤에 잘 때 켜놓으면 좋을 듯한 작은 램프…
선물교환 그룹에 사인업 할 때 가족의 이름과 성별, 나이,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등을 적어넣게 되어있었는데, 코난군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스티치 라고 적어두었더니 (다른 사람들은 캐릭터 아무거나 다 좋아한다고 적었다 🙂 코난군의 선물 중에 스티치 관련 물건이 많았다.
스티치 양말은 보드랍고 편안하다며 크루즈 내내 코난군이 신고 다니기도 했다.
그 밖에 인상적인 선물은… ㅎㅎㅎ
뉴욕에서 온 가족이 준 것인데, 뉴욕주에서 자라는 메이플 나무 수액으로 만든 시럽과 그 지역의 특산품으로 보이는 바베큐 소스였다.
우리집에 두 병을 선물한 것으로 미루어 다른 가족들에게도 같은 선물을 돌린 것 같은데, 그렇다면 메이플 시럽과 바베큐 소스를 각기 열 병씩 가지고 왔다는 말이다.
시럽은 약 500그램이고 바베큐 소스도 비슷한 양에다 유리병에 담겨 있어서 이걸 열 셋트 가지고 오자면 10킬로그램이 훨씬 더 되는 무게였을텐데…
선물교환 놀이 하려고 무거운 짐을 멀리서부터 가지고 왔을 생각을 하니 참 대단한 가족이다!
이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직접 스케치하고 색칠한 것이다!
직접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선물로 만든 것인데, 아마도 예술가 가족인가보다 짐작했다.
전날에 미처 다 배달하지 못한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서 우리도 또다시 큰 배 안을 하염없이 걸어다녔다 🙂
배의 가장 앞에서 가장 뒷쪽에 위치한 객실까지 거리는 약 300 미터가 된다고 한다.
이 날은 멕시코 코즈멜 까지 가기 위해서 하루 종일 항해를 하는 날이어서 배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날이었다.
선물 열어보기와 선물 배달을 마친 후에는 탐정놀이를 했다.
넓은 배 안 곳곳에 숨겨진 액자 앞에서 탐정 카드를 꺼내서 흔들면 액자속 그림이 말을 하고 움직이면서 게임을 할 수 있고, 게임이 끝나면 다음 단서를 알려준다.
그렇게 배의 2층부터 10층까지 앞뒤 300미터 거리를 오르락 내리락 왔다갔다 하면서 열 두개 정도 되는 단서를 모두 모아서 범인을 찾는 놀이인데,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나도 따라다녀보니, 아주 좋은 운동이 되었다 ㅎㅎㅎ
다음으로는 디즈니 캐릭터 그리기 수업에 들어갔다.
실제 애니메이션 작가로 보이는 사람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미키마우스와 도널드덕을 그렸다.
이후에도 마술 공연을 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놀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다.
2020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