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6월 3일 수요일 아침이다.
이번 주에는 헌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행정작업을 하는 각종 약속이 잡혀있다.
잠시후 11시에는 새집을 사기 위해서 최종 건축 점검을 하기로 되어 있다.
그동안의 건축이 원래 계획대로 잘 되었는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잘 확인을 하는 절차이다.
그리고 오늘 오후 2시에는 현재 집을 파는 서류에 싸인을 하게 된다.
15년전 이 집을 살 때의 경험으로 보아, 이번에도 수십 페이지가 넘어가는 두툼한 서류에 수십번 이상 싸인을 해야 할 것이다.
남편과 내가 공동으로 소유한 재산이므로 그 모든 싸인은 남편과 내가 함께 해야 하므로, 서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남편과 내가 번갈아 싸인을 하면서 두툼한 서류 리뷰를 마치려면 적어도 한 시간 혹은 그 이상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렇게 헌집을 파는 서류에 싸인을 하고나면 지금 이 집은 더이상 우리집이 아니지만, 새 주인과 잘 협의가 되어서 앞으로 2주일 동안은 우리가 새 주인에게 집을 빌려서 사는 형식으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하면, 이 집을 판 돈으로 금요일에 새집을 사는데 보탤 수 있어서 융자금을 꼭 필요한 만큼만빌릴 수 있고, 또 2주일간 이삿짐을 옮길 시간을 벌게 된다.
만약에 이런 협의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면, 우리 가족은 새집을 사는데 필요한 금액 전부를 융자로 얻고, 나중에 이 집을 판 다음에 차액 만큼의 융자를 새로 내야 해서, 일도 복잡하고 수수료도 많이 들어갈 뻔 했다.
게다가 이사 날짜가 안맞았다면, 최악의 경우 우리 가족은 이삿짐을 다 빼서 임시 거처로 옮겼다가 새 집으로 이사를 들어가는 무척이나 힘든 과정을 겪었겠지만, 다행히도 그 모든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어 기쁘다.
우리집을 사서 들어오는 새 주인이 이미 블랙스버그에 살고 있던 사람이라서, 이사 기간 조정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에 타주에서 전입하는 사람이었다면, 자신들도 당장 입주를 해야하니, 우리의 딱한 사정을 봐주고 싶어도 못했을 것이다.
금요일 아침 10시에는 새집을 우리집 명의로 옮기는 – 즉 새 집을 구입하는 서류에 싸인을 하기로 되어 있다.
그 싸인도 역시나 남편과 내가 함께 수십 페이지 종이를 넘겨가며 해야 한다.
싸인이 끝나고 집열쇠를 손에 쥐면, 그 때 부터 당장 남편은 거실과 아이들 방 벽을 페인트칠 할 계획이다.
아이들은 새로 생긴 자기 방을 좋아하는 색으로 칠하고 싶어하고, 거실, 주방, 모닝룸이 연결된 넓은공간은 흰 벽으로 두면 너무 단조로울 것 같아서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풍의 회색으로 칠하려고 이미 페인트도 사다 두었다.
페인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며 우선은 부엌의 캐비넷을 청소한 다음 내 차로 부엌 살림을 옮기려고 한다.
벽장에 걸린 옷도 내 차에 싣고 새집의 벽장으로 옮기고…
그런 식으로 작은 살림살이는 남편과 내가 직접 옮기기로 했다.
여러 사람의 힘이 필요한 크거나 무거운 물건은 사람을 하루 고용해서 운반하기로 했고, 가전제품이나 망가지면 안될 귀중품은 트럭을 하루 빌려서 남편과 내가 직접 옮기려고 계획하고 있다.
6월 20일 이후에는 어쨌든 우리 가족은 새 집에서 살게 된다.
물론 그 전에도 아이들 성화에 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만… 🙂
하지만 이사 후에 새로 구입하고 설치할 것들이 많아서 아마도 여름 방학 내내 바쁘게 지낼 것 같다.
2020년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