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개강한지 3주일이 지났는데, 내가 보기에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대면강의를 하는 강의실을 대대적으로 정리해서 한 강의실에 들어갈 수 있는 학생수를 제한하고, 강단과 학생이 앉은 자리 사이에는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고,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있다.
강의실에는 손소독제를 구비하고 있고, 마스크와 투명 얼굴 보호대를 무료로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전체 개설된 강의 중 40퍼센트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60퍼센트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규칙을 지키며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나는 이번 학기에 가르치는 세 과목이 모두 대면 강의이다.
수업 이외의 그 어떤 행사라도 10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칙이 지난주에 추가되기도 했다.
그렇게 모두가 열심히 노력은 하고 있지만…
내가 가르치는 강의에서 12명 학생 중에 네 명이 룸메이트의 보이프렌드가 확진판정을 받았다거나, 절친의 룸메이트가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대면 수업을 받으러 나오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실시간 접속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
게다가 내가 작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올해에는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 세 명이 같은 아파트를 얻어서 룸메이트로 살고 있는데 그들이 모두 확진판정을 받아서 실습을 중지하고 자가격리 중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그렇게 자꾸만 늘어나는 환자 소식을 듣고, 새학기에 대면과 온라인 강의를 동시에 진행하려니 무척 피곤하기도 하고, 개학이 연기되어 아직 집에 있는 아이들이 먹을 점심을 아침 출근 전에 준비해놓고 나와야 하는 등 요즘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기분 탓인지 두통이 있기도 하고 목이 쌔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하던 터에, 학교에서 지난 금요일 낮에 교직원을 대상으로 무료 코로나19 테스트를 해준다는 소식이 있었다.
기다란 면봉으로 양쪽 콧구멍 깊숙이 6초간 긁어내서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은 조금 아프고 많이 간지럽고 재채기가 나올 것 같은 괴로운 느낌이긴 했지만 금방 끝났다.
테스트 이후 48시간 안에 결과가 나오는데, 양성반응이면 전화로 연락이 갈 것이고, 음성이면 따로 연락을 하지 않으니 테스트 웹페이지에서 직접 결과를 확인하라고 했다.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한 다음, 한국의 손수민 교수와 연구 계획 관련한 화상회의를 두 시간 했고, 아이들 점심을 먹인 다음 실습생 지도를 하러 크리스찬스버그로 나갔다가 그길로 학교로 가서 테스트를 받고, 부랴부랴 돌아와서 아이들 미술 수업을 데려다주고, 그 때서야 뒤늦은 점심-아침은 안먹었고-을 먹고,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저녁을 차려주고, 남편이 정수기 설치하는 것을 보러온 디군네 가족들과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디군은 코난군의 방에서 슬립오버를 했고, 다음날인 오늘 저녁까지 놀다가 돌아갔다.
오늘은 태권도 캠프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던 주주가 오랜만에 놀러와서 슬립오버를 하고 있다.
그렇게 계속해서 집에 어른손님 어린이손님이 들락날락 하는 것을 챙기고, 지난 주에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채점하고, 다음주 강의 준비를 하고…
그렇게 바쁜 주말 시간을 보내다보니 몸이 점점 더 힘들어져서 몸살기운이 있는 듯 했다.
잔기침도 나오는 듯 해서 두려운 마음으로 테스트 이후 32시간이 지난 조금 전에 테스트 웹페이지에 접속을 했더니, 결과가 벌써 나와있었다.
음성!
코로나19 안걸렸음!
그동안 머리 아프고 기침나고 목이 쌔했던 것은 기분탓 더하기 몸살이었던 것이다 🙂
앞으로도 계속 조심하면서 열심히 일해야지!
2020년 8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