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대나 (Bandana)는 침 흘리는 아기들 목 둘레에 손수건을 삼각형으로 접어 둘러 묶어 주는 것처럼 생겼다. 한국에서는 아기들 목에 둘러주는 일이 흔하지만, 미국에서는 개의 목 둘레에 장식삼아 둘러주기도 하고, 카우보이 패션에서도 목둘레에 빨간색 등의 삼각수건을 매는 것이 필수이다.
둘리양에게 작아진 잠옷이 있었는데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버릴까 하다가 핑크색 여우 얼굴 무늬가 예뻐서 언젠가 무언가에 쓰이지 않을까 싶어서 가지고 있었다. 이제 3주일 후에 있을 발렌타인스 데이를 맞이해서 그걸로 미술 선생님댁 멍멍이 아지에게 밴대나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물론, 심심한데 자기가 무얼 하면 좋겠느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둘리양 때문에 생각해낸 작업이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질문이다… “Mommy, what do I do?” 니가 뭘 할지는 니가 알아야지 내가 알아야겠니? 게다가 책을 읽으렴, 공부를 하지 그러니, 너혼자 놀아, 등의 대답을 하면 얼굴을 구기면서 계속해서 “What do I do?” 라고 묻는다, 자기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올 때 까지… ㅠ.ㅠ
사람옷은 만들어본 적이 있지만 멍멍이 옷은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첫 작품은 옷보다 만들기 쉬운 밴대나로 정했다. 파자마 셔츠를 턱받이 모양으로 자르고 스캔앤컷 기계로 발렌타인스 데이 문구를 출력해서 다림질해서 붙였다. 아무래도 난생 처음 만들어보는 멍멍이 용품인데다 내가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서 개의 신체구조를 잘 알지 못해서 만족스런 착용감이 나오지는 않는다.
내 방 벽장 안에는 아직도 둘리양의 작아진 옷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연습삼아 더 만들어봐야겠다. 둘리양과 아지가 신체 사이즈가 비슷해서 둘리양의 작아진 옷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 할 수 있겠다 🙂
2021년 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