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은 둘리양이 태어난지 9년이 되는 날이다.
맛있는 것을 사다 먹으며 축하를 했다. 직접 요리를 하기가 귀찮기도 하고, 생일같이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이 즐거워서 그랬다. 우리 동네 맛있는 제과점에서 케익과 쿠키를 사고, 중국음식점에서 요리를 세 가지 주문해서 사왔다.
우리 가족이 평소에 싼맛에 자주 사먹는 중국음식점이 아니고, 여기는 그보다는 조금 더 높은 가격으로 조금 더 싸구려티가 덜나는 음식을 파는 곳이다. 이 집 해물국수는 한국에서 먹던 중국집 우동과 비슷한 맛이 난다. 코로나19 이전에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먹었을 때는 제대로 된 그릇에 담아서 나와서 그런지 다 먹을 때까지 따뜻한 국물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렇게 일회용 그릇에 담아와서 먹으니 조금 맛이 덜한 것 같다.
일단 저녁 식사부터 하고, 모닝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 코난군 생일에 달았던 배너를 꺼내와서 다시 달고 케익과 양초도 준비했다.
케익 앞에 놓인 스타벅스 상품권은 둘리양의 생일 선물이다. 이 녀석은 스타벅스에서 파는 과즙이 들어가고 색깔이 고운 음료를 좋아해서 작년에 우리집 입주 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카드로 여름 내내 음료를 사먹곤 했었다. 이번 생일 선물로 제법 큰 금액인 50달러 상품권을 사주었는데, 그걸로 나도 가끔 한 잔 얻어먹고 코난군에게도 한 잔씩 사주며 선심을 쓰라고 그런 것이다.
아빠로부터 받은 선물은 팔찌를 만들 수 있는 셋트이다. 늘 손으로 조물조물 만들기를 좋아해서 이런 선물을 받았다.
또한, 올해 우리 가족 모두의 생일선물인 티셔츠도 입었다. 다음주에 있을 남편의 생일에도 이렇게 온가족이 생일 셔츠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이메일이 와서 확인해보니 둘리양의 담임 선생님이 보낸 생일 축하 이메일이었다. 플립그리드 라는 사이트의 링크도 있었는데, 둘리양의 반친구들이 각자 생일축하 메세지를 녹화해서 한군데에 모아둔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거나, 온가족이 레스토랑에 가서 외식을 했겠지만, 코로나19 “덕분에” 시끌벅적 피곤하지 않은, 가족만의 조용하지만 알찬 생일축하를 할 수 있었다. 돈도 절약하고 ㅎㅎㅎ
한국에서도 많은 친지들이 둘리양의 생일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2021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