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디즈니 크루즈 셔츠 만들기

2024 디즈니 크루즈 셔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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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대성공!
물론 내 스스로의 평가이긴 하지만 🙂

방학을 맞은 둘리양은 심심함을 타파하고자 하비라비 가게에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 거기 가서 미술 재료나 비즈 공예 재료를 사와서 자기 방에서 꼼지락 꼼지락 무언가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요즘 둘리양의 일상이다. 하비라비 가게는 하비, 취미 생활과 관련한 모든 것을 팔고 있고 할인판매 하는 품목도 매주 바뀌기 때문에 큰 가게의 모든 코너를 다 돌아보게 된다.
어느날 가게에 가니 면으로 된 무지 셔츠를 한 벌에 고작 3달러로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이번 디즈니 크루즈 여행은 한국에서 오시는 시댁 가족들과 우리 가족이 함께 가는 것이라 나름 대규모 단체 손님이다 🙂 그래서 단체 셔츠를 입는 재미가 더 클 것 같았다. 3달러 짜리 셔츠 여덟 벌을 사도 24달러 밖에 안하는데, 잘 만든 셔츠는 좋은 기념품이 되고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좋다. 방학이라 시간도 많으니 크리컷 기계를 꺼내서 셔츠 무늬를 만들어 붙이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셔츠 도안

어떤 디자인이 좋을까 생각하며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보았다. 디즈니 크루즈, 가족 여행, 등의 주제가 담긴 문양에다가, 크리컷으로 제작할 수 있는 정도의 쉬운 단색의 디자인이어야 했다. 세상에는 솜씨가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예쁜 디자인을 쉽게 여러 가지 찾을 수 있었다.

캔버스 웍스페이스 라는 앱으로 작업하는 장면

그런데, 문제는 그 예쁜 디자인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이었다. 돈을 내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파일을 구입하면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돈을 아끼고 싶기도 했고 또 우리 가족에게 특화된 디자인을 만들고 싶어서 직접 도전해 보았다.
내가 사용하는 크리컷 기계는 미싱으로 유명한 브라더사 에서 만든 것이고 그 기계와 연동된 캔버스 웍스페이스 라는 앱을 사용한다. 앱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글자를 써넣거나 기존의 그림을 스캔할 수도 있다.

스캔한 이미지가 정교하지 못하다.

그런데 캔버스 웍스페이스의 주요 기능은 직접 도형이나 글자를 넣어서 디자인 하는 것이고, 기존의 그림을 스캔해서 실루엣을 만드는 기능은 많이 부족했다. 위의 예쁜 셔츠 무늬를 스캔해보니 별과 미키마우스 머리와 불꽃놀이 부분이 너무 허술하게 나왔고 심지어 세밀한 부분은 아예 사라져버렸다.
스캔할 사진이 부실해서 그런가 싶어서 사진을 프린트해서 그 위에 펜으로 덫칠을 해보기도 하고 사진 편집 앱으로 이미지를 흑백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도형을 직접 그려넣고 문구도 바꿔 넣었다.

계속 궁리하다가 시간도 많으니 직접 도형을 넣어보기로 했다. 이 도안에는 수 십 개의 별과 미키마우스 머리와 크고 작은 곡선이 들어가는데, 그것을 앱에 있는 도형을 사용해서 그려 넣었다. 2024년 김씨네 가족 여행이라는 문구도 디즈니 글자체로 직접 쳐넣었다. 이렇게 두 문장으로 쓰니 간단해 보이지만 기존의 허술한 스캔 이미지에서 별 한 개 지우고 그 자리에 선명한 별 한 개 넣고… 그렇게 일일이 작업을 하느라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마침내 완성된 도안

원래 도안은 크루즈 배 오른쪽 불꽃놀이가 두 개 였는데 하나로 줄였다. 일일이 세밀한 도형을 만드는 일도 힘들지만, 저렇게 작은 조각이 너무 많으면 크리컷으로 오려서 붙이는 과정에서 모양이 비틀어지거나 조각을 잃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어서였다.
2024 숫자를 디즈니 글자체 (월토그래피 라고 함)로 바꾸니 더 예뻐졌고, 패밀리 크루즈 라고 써있던 자리에는 김씨 가족 이라는 글자를 그림의 위치와 조화롭게 맞추어 넣으니 만족스러웠다.

색상 대조를 위해 프린트해서 색칠한 모습

이번에는 처음으로 한 가지 이상의 색을 넣어서 만들어 보았다. 크리컷 기계를 계속 사용하다보니 점점 작업의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어서 기쁘다.
투 톤으로 크리컷을 출력하려면 도안을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야 한다. 어떤 무늬를 어떤 색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려고 도안을 프린트해서 색연필로 직접 칠해보았다. 그리고 이 도안대로 앱에서 다시 한 번 작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색깔을 지정해야 한다.
그 다음은 색깔별로 레이어를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조각에 락을 걸고 어떤 조각을 레이어로 지정할지를 클릭으로 정한다. 이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나 했는데, 오히려 그 실수가 더 예쁜 디자인이 되어버렸다 🙂

미키 머리 한 개는 색깔이 다르다. 위대한 실수였다 🙂

크리컷으로 오려낸 다음에는 셔츠위에 놓고 다려서 붙여야 하니, 오리기 전에 도안을 한 번 뒤집어야 한다. 초창기에는 이 단계를 잊어버려서 실수를 한 적도 있었다.
두 가지 레이어로 된 도안을 각기 다른 색 전사지로 출력한 다음 각 레이어를 다림질로 눌러주면 도안이 셔츠에 달라붙는다.

두 번째 레이어를 놓고 다림질 하는 단계

원래는 투 톤으로 디자인 했던 것인데 실수로 미키 머리 한 개를 빼먹는 바람에 그 한 개는 반짝이 스티커로 붙여서 포인트를 주는 효과가 생겼다. 또한, 같은 디자인이지만 각기 다른 금/은/흑색의 반짝이가 붙어 있어서 어떤 것이 자기 셔츠인지 구분하기도 쉽게 되었다.

남자 셔츠는 파란색 바탕에 검정색과 은색으로 도안을 넣었다.
코난군, 코난아범, 코난삼촌은 각기 금, 은, 검정색 반짝이 미키 머리가 붙어 있어서 자기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자 셔츠는 빨간색 바탕에 흰 도안이다.

여자 셔츠는 무려 다섯 벌이나 되는데 별과 킴 패밀리 레이어를 쓸 전사지가 부족했다. 한밤중에 더 사러 나가기가 귀찮아서 창고를 뒤져보니 예전에 사놓은 비슷한 전사지가 있어서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옷가게에서 팔아도 될 듯한 퀄리티!

이렇게 여덟 벌의 셔츠를 만드는데 셔츠값과 전사지 값을 다 해도 한 벌당 8달러 정도 밖에 안들었다. 이 정도 퀄리티의 셔츠 완제품을 구입한다면 서너배의 값을 주어야 하는데, 즐거운 취미생활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면서 돈을 절약하니 일석이조의 효과이다.

마지막으로 둘리양이 만들고 있는 디즈니 크루즈 선실 문 장식품이다.

둘리양이 직접 그린 데이지 덕

하비라비 가게에는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캔버스를 파는데 뒷면에 자석이 붙어 있어서 그림을 그려서 금속판에 붙일 수가 있다. 디즈니 크루즈에서는 금속 재질의 선실 문에 자석으로 된 장식품을 붙이는 것을 허용하는데 이렇게 작고 귀여운 캐릭터 그림을 붙이면 예쁠 것 같고 둘리양이 방학 동안 취미생활도 할 수 있어서 이것도 일석이조 효과이다.

2024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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