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듣는 말이다 🙂
요리도 잘하고 뜨개질도 잘한다며 내 주변 사람들이 칭찬으로 하는 말인데, 즉 나는 어디 가서도 손재주가 평균 이상은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의 시누이, 둘리양의 고모는 이런 내가 감탄할 정도로 다양한 방면에서 대단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우리집에 온지 아직 닷새가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내가 발견한 그녀의 재능이 한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이다.
클라리넷을 전공한 덕분에 악기 다루는 법과 소모품인 리드를 잘 손질하고 수선하는 법을 둘리양에게 가르쳐 주었는데, 덕분에 이제부터 리드 값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둘리양은 클라리넷을 잘 알지 못하는 엄마 아빠와 살다가 같은 악기를 연주할 줄 아는 고모를 만나서 무척 반가워 하는 눈치이다.
둘리양의 고모는 문화센터에서 3개월간 머리 손질법을 배워서 어머니의 미용실 비용을 절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게도 그 기술을 전수해 주고 가지고온 용품들도 주겠다고 한다. 나도 나름대로 내 재주껏 셀프 헤어컷을 해왔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잘 했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이제는 헤어펌도 배워서 셀프 미용을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손재주가 좋고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어도 낯선 도구나 다르게 설계된 기계를 단번에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자기 재봉틀과 다른 상표인 내 재봉틀을 각종 선을 연결하고 실을 꿰어서 사용했다. 오빠를 닮아서 기계 종류에 관심이 많고 다루는 법 배우기를 좋아해서라고 한다.
그런 실력으로 가방을 직접 만들어 들고 다니는데 얼핏 보면 명품 가방 같아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 시누이가 어깨에 매고 있는 것이 재봉틀로 직접 만든 가방이다.
게다가 미국 음식에 물릴지도 모를 어머니의 입맛을 위해서 한국에서 직접 담은 김치를 꽁꽁 야무지게 싸가지고 왔는데, 이건 또 완전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매운 맛을 좋아하고 잘 삭은 김치를 좋아하는 내게 완벽한 맛의 김치를 먹고있자니, 나도 모르게 내가 자주 듣는 말이 나왔다.
“도대체 못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ㅎㅎㅎ
이런 다양한 재주가 전혀 없다하더라도 올케인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거동이 편하지 않은 어머니의 시중을 완벽하게 들어주니 나는 고마울 따름인데, 감탄까지 하게 만드는, 희귀하게 좋은 사람이다.
둘리양도 여러 가지 재주가 많아서 고모들과 함께 서로서로 재능 보여주기를 하고 있다.
둘리양이 직접 뜨개질하고 안감과 지퍼를 바느질해서 만든 가방을 고모 두 분에게 각기 하나씩 선물했고, 쿠키를 구워서 대접하기도 했다. 디즈니 크루즈 선실 장식을 위해 만든 작은 캐릭터 그림도 여행이 끝나면 고모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오늘은 여름 학기 오피스 아워를 지키고 월례 이사회 참석을 하기위해 집을 비우고 학교에 나와있다. 손님을 집에 두고 외출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마음 편하지 않은 일이겠지만, 내 경우에는 다재, 다능, 다정한 시월드 가족이 식사도 알아서 차려먹고 치우고, 온집안을 나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까지 해주는 덕분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에 나와서 일을 하고 있다.
어제 부터 개강한 여름 학기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학교에 나올 필요는 없고 미리 준비해둔 강의 자료를 매주 업로드하고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와 시험을 시간이 날 때 마다 채점하면 되어서, 이번 주말에 디즈니 크루즈 여행도 갈 수 있고 손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강의를 할 수 있다.
2024년 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