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근황

아이들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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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반을 넘어가면서 롤러코스터가 정상을 넘어가자마자 아래로 급강하 하는 것처럼 내 시간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 가을이 끝나기 전에 아이들 사진과 동영상을 기록하려한다.

퍼레이드 시작 전

매년 10월 중순에는 블랙스버그 고등학교 홈커밍 행사가 있다. 그냥 졸업생이 모교를 방문하는 동창회 정도가 아니고, 홈커밍을 축하하기 위해 풋볼 게임을 하고, 일주일 동안 매일 주제를 정해서 복장을 차려 입고, 전교생이 모여 응원 행사를 하기도 하고 (펩 랠리 라고 한다), 거리 퍼레이드를 하기도 한다.

퍼레이드가 막 시작되었다.

블랙스버그 고등학교 학생인 코난군은 펩 랠리 행사에 참가하거나 그 날의 주제에 맞는 옷을 입고 (예를 들면 파자마 데이에 파자마 바지를 입고) 등교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풋볼 경기 관람을 갔다.

둘리양의 모습을 네모로 표시했다.

둘리양은 아직 고등학생도 아니지만, 고등학교 마칭밴드에 가입한 덕분에 풋볼 경기에 응원 연주를 하고, 거리 퍼레이드에도 참여했다.

고등학생들 사이에 있는 중학생 둘리양. 그래서 키가 작아보인다.

동네에 하나뿐인 고등학교가 대대적인 행사를 한다고 하니, 온동네 경찰, 소방관, 공무원이 다 동원되어 거리 퍼레이드 행사를 도와주었다. 이 날, 코난군은 테니스 클리닉에 가는 날이었는데 클리닉을 마치자마자 아빠와 함께 다운타운으로 와서 퍼레이드 구경을 했고, 나는 오후 강의를 마치자마자 열심히 달려와서 퍼레이드 구경도 하고 비디오 촬영도 할 수 있었다.

둘리양의 퍼레이드 덕분에 모두 바쁜 와중에 짧은 가족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비디오를 찍는 것은 쉽지만,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느라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요즘 둘리양은 비틀즈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성격상, “엄마, 난 비틀즈가 좋아” 라고 말할 리는 만무하고, 혼자서 인터넷을 뒤져서 발견한 포스터를 따라 그려서 내게 보여주었고, 옷가게에서 비틀즈 그림이 있는 옷을 사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짐작한 것이다.

둘리양이 따라 그린 비틀즈

한편 코난군은… 홈커밍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댄스 파티에 여자 사람 친구 니콜과 함께 참석했다. 작년에는 테니스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참석했는데 그들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했거나 입시로 바빠져서 올해에는 단촐하게 단둘이 가게 되었다.

홈커밍 댄스파티에 가는 코난군

니콜은 코난군보다 한 학년 아래이지만 독일어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친해진 사이인데, 아직 남친 여친 사이는 아니고 그냥 친구라고 한다. 작년에 여친이었던 테이아는 지금 대학 입시로 무척 바쁜 모양이다.

여자친구는 아니고 여자사람친구인 니콜과 파트너를 했다.

홈커밍 댄스파티에는 짧은 드레스를 입고, 봄학기에 있는 프롬 파티는 롱드레스를 입는 것이 전통이다. 니콜의 구두 색깔에 맞추어 코난군의 넥타이를 같은 색으로 준비하고, 둘의 꽃장식은 이번에도 내가 직접 만들어 주었다.

일일 파트너라도 다정한 척은 제대로 하고 있다.

2024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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