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칭밴드 시즌의 첫번째 대회

올해 마칭밴드 시즌의 첫번째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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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 토요일에 우리 동네와 가까운 크리스찬스버그 에서 마칭밴드 시즌의 첫 대회가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회는 아니고 그저 참가해서 서로의 연주를 보여주는 페스티벌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심사위원들을 모시고 하는 대회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년에는 무료 입장이던 것이 올해는 8달러의 입장료도 받았다.
내심 엄마가 와서 구경해주었으면 하는 둘리양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고, 올해에는 둘리양이 연습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볼 수 없어서 올해의 쇼가 어떤 음악으로 어떤 대형으로 펼쳐지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8달러를 내고 구경을 했다. 마침 의상도 이 날 도착해서 아이들이 의상을 갖추어 입고 하는 첫 공연이기도 했다.

95명 정도 규모의 블벅고 마칭밴드

대회는 아침 10시부터 시작하지만 블벅고 공연은 오후 2시 30분이어서 둘리양은 대회장 매점에서 점심을 사먹고 다른 학교 밴드의 쇼를 구경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나는 오후 1시 30분쯤에 대회장에 도착했다. 블벅고 앞순서인 스미스 카운티에서 온 칠하위 고등학교 밴드의 공연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학교 이름이 체로키 인디언 말로 “사슴이 많은 곳”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ㅎㅎㅎ)
블벅고 밴드를 제외하고는 참가한 모든 학교 밴드가 50여명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규모였다. 그래서 음악 소리는 웅장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컬러가드의 안무나 연주하는 동안의 대형 바꾸기 구성에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공연에 앞서 소품을 제자리에 놓고 있는 둘리양

끝에서 두 번째 순서인 블벅고 마칭밴드 공연을 열심히 녹화 – 한다고 생각 – 했으나, 햇살에 눈이 부셔 녹화 버튼이 제대로 눌러지지 않은 것을 몰랐다. 초록색 경기장에서 노란색 의상과 노란색 나무 모양 소품이 아주 돋보였는데 그나마 공연 전후로 사진과 영상을 조금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앞으로 또 공연과 대회를 구경할 기회가 많으니 크게 낙담할 일은 아니었다.

참가한 학교들 중에 가장 큰 규모인 블벅고 밴드 – 둘리양과 같은 중학생까지 밴드 멤버로 참여하는 덕분이다

작년의 블벅고 마칭밴드는 13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숫자가 조금 줄어서 95명쯤 된다. 아무래도 연주자가 많아야 악기 소리가 웅장하게 나고, 대형을 바꿀 때 보다 다양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어서 대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에 유리하다. 블벅고는 30년 이상 버지니아 주 고등학교 밴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밴드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서 블벅중 학생들까지 영입하는 것이 그 비법 중 하나인 것 같다. 또한, 아이들에게 악기를 배우게 하고 집에서 연습을 하도록 격려하는 가정의 숫자가 많은 것도 밴드 실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남서부 버지니아 주 인근에서 블벅고만 학부모의 교육과 소득 수준이 독보적으로 높다.

공연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모습

블벅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주최측인 클벅고 밴드의 공연이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각 악기마다 연주자가 3-4명 정도밖에 안되는 아담한 밴드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한 모습이 보여서 열심히 박수를 쳐주었다.
악기 연주 연습은 기본이고, 여러 명의 아이들이 박자에 맞추어 일사불란하게 (문득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한 올의 실도 흐트러짐이 없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대형을 바꾸고 춤동작을 하는 연습을 땡볕 아래서 하고, 매일 연습마다 자기 악기와 소품을 챙기고, 서로를 독려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니 수십 명의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다 대견해 보였다. 사람이 무얼 하든 저렇게 많은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기울이면 그 자체만으로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공연을 마친후 심사평을 듣게 된다
정작 중요한 본공연은 녹화하지 못한 비디오… ㅠ.ㅠ
다른 사람이 녹화했던 이 날의 블벅고 마칭밴드 공연 비디오 🙂

2025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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