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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 어드미션을 지원하는 마감일이 지난 금요일 11월 1일이었다. 미씨유에스에이 학부모 게시판을 보면 얼리 전형에만 열 군데가 넘게 지원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러면서 지원 수수료로 수 백 만원을 썼다며 한탄하는 글도 올라왔다. 대학 한 곳당 수수료가 75달러 정도 하니까 열 군데면 750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백 만원이 훌쩍 넘는 큰 돈이다. 코난군의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 당 대학 두 곳의 지원비를 내주는 정책이 있다. 코난군은 지금까지 버지니아 공대와 버지니아 대학교 두 곳에만 지원을 했는데 버지니아 대학교 지원 수수료는 블벅고에서 내주었지만 그보다 앞선 버지니아 공대 지원을 할 때는 급하게 준비하느라 마감 시한인 금요일 밤중에 제출을 하게 되어서, 학교 카운슬러에게 확인을 받고 수수료를 대납해주는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아까비…
어려서부터 조심성이 많고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만 가려는 성격의 코난군은 버지니아 대학교에 지원할 때 다른 학교도 얼리 지원을 할 수 있는 얼리 액션을 선택하지 않고, 합격율이 조금 더 높다는 얼리 디씨젼으로 지원을 했다. 덕분에 얼리 전형에 열 군데씩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되고 수수료도 절약했지만, 더이상 다른 대학교에 관심을 가지거나 지원을 위해 알아볼 필요가 없어져서 허전한 느낌이다. 만약에 버지니아 대학교 얼리 디씨젼 전형에서 불합격하게 되면 그때 가서나 다른 학교 레귤러 전형으로 대입 지원을 하게 될 것이다.

마감시한인 11월 1일 보다 일주일 앞서 버지니아 대학교에 원서를 제출했다. 막판에 닥쳐서 허둥대다가 실수를 하거나 다른 바쁜 일과 겹쳐서 정신없이 일해야 하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 추천서가 아직도 마무리 되지 않았다. 대학마다 정책이 다른데, 버지니아 대학교는 교사 두 명과 카운슬러의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커몬앱에서 각 교사의 이메일 주소를 넣고, 이 선생님들로부터 추천서를 받기로 했습니다 하고 쓰면, 그 교사들에게 연락이 가고 교사가 쓴 추천서는 우리가 볼 수는 없지만 커몬앱 싸이트에 업로드 되어서 버지니아 대학교 입학처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전에 추천서를 부탁할 교사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코난군은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생물과 수학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추천서를 써주겠노라는 답을 받았다.

나도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추천서 부탁을 받고 써주곤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추천서를 쓰는 일은 본업이 아니어서 다른 중요한 일보다 뒤로 미루게 된다. 아마 블벅고 교사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 나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니 마냥 미루거나 안할 수도 없는 그런 일이다.
생물 선생님은 지난 금요일에 추천서를 제출해주셨고 코난군에게도 따로 이메일로 “네 추천서를 오늘 냈어” 하고 알려주셨다. 생물 선생님의 딸도 올해 대입을 치르고 있는데 그 와중에 추천서를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생물 선생님과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레인보우 라이더스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알던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수학 선생님은 아직까지도 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지원 마감일은 11월 1일이지만 교사의 추천서 마감일은 11월 8일이니까 이번 금요일 까지는 아직 며칠의 여유가 있다. 해마다 이맘때 얼리 전형 학생들의 추천서를 써왔을테니 어련히 마감일 전에 잘 써주겠나 싶은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깜빡하고 잊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 코난군에게 선생님께 공손하게 확인 이메일을 보내보라고 했다.

교사의 추천서를 기다리는 동안 부모가 할 일이 또 있다. FAFSA 와 CSS Profile 이라고 하는 재정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하는 일이다.
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 의 첫 글자를 따서 펲사 라고 하는 이 문서는 연방 정부로부터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청서인데, 소득 수준에 따라 학비를 지원받거나 융자를 받을 수 있고, 교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데 우리 가족 소득 수준으로는 학비 지원은 자격이 안되고 융자를 받는 것도 일 년치 등록금에도 모자라는 정도밖에 안된다. 5-6천 달러를 그냥 받아도 턱없이 모자라지만, 융자로 그 만큼의 돈을 빌려서 등록금은 커녕 한 학기 기숙사비도 충당이 안되니 아예 펲사 신청을 하지 말까보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교내외에서 다른 장학금이나 상금을 받게 될 때 이 서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니, 귀찮기는 해도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이름에도 있듯이, 신청서 접수를 하는데 따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프리 어플리케이션) 시간과 수고를 투자할 만한 일이다.
College Scholarship Service Profile 이라고 하는 것은 주로 사립대학교에서 요구하는 재정 서류인데 대학 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이나 재정보조를 심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버지니아 대학교는 사립이 아닌 주립대이지만 이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 버지니아 대학교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일반적인 대규모 주립 대학교와는 다른 점이 있는데, 학생 숫자가 비교적 적다든지, 사립대처럼 자체 재단의 기금이 막대하고 그 돈으로 장학금을 준다든지 하는 것이다.
암튼 이 CSS Profile 은 상당히 세부적인 정보를 요구해서, 가족의 소득은 물론이고, 너희집이 얼마짜리냐, 융자금은 얼마나 남았냐, 주식 투자 여부나 연금은 얼마를 납입하는지 등등을 다 물어보고, 그 모든 것에 대한 증빙자료까지 업로드 해야 한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소유하고 있는 차종과 연식까지 물어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재정 관련 서류들은 얼리 지원자에게는 11월 15일까지 제출하도록 권고한다. 내년 3월이 정식 마감 시한이지만 얼리 지원자들은 대입 지원 시기에 맞추어 함께 제출하라는 것이다. 각 대학에 제출할 때 마다 25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여러군데 대학에 지원하면 이 수수료도 제법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우리는 코난군이 얼리 디씨젼으로 지원하는 바람에 돈을 절약했다.
사실, 얼리 디씨젼으로 한 군데 지원하고, 얼리 액션으로 다른 많은 학교에 더 지원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생각으로 코난군이 버지니아 대학교에 합격할 것이 확실해 보여서 더이상 다른 학교에 더 지원을 안하고 있는 것이다. 얼리 액션으로 다른 학교에 더 합격을 하더라도 얼리 디씨젼인 버지니아 대학교에 갈 수 밖에 없으니 공연히 수수료만 낭비하고 싶지 않은 구두쇠 마인드 탓이다 ㅎㅎㅎ
이번 주 안으로 교사 추천서가 마감되고 재정 서류 제출도 마무리 하려고 하니, 그 이후부터는 정말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게 된다.
2025년 11월 4일
이 글을 쓴 날이 미국의 선거일이자 아이들의 학교가 휴교하는 날이었는데, 아마도 수학 선생님은 집에서 쉬면서 추천서를 써서 업로드한 것인지 오늘 11월 5일에 확인해보니 그 사이에 추천서가 올라와있고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그 추천서를 받아갔다고 나오고, 버지니아 대학교 입시 포털 페이지에도 모든 서류가 다 접수되었다고 나온다. 코난아범이 말하기를, 수학 선생님은 우리보다 먼저 코난군이 자신이 가르친 학생 중에 가장 우수한 학생이라며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그러니 추천서의 내용도 아주 좋았으리라 짐작한다.
2025년 11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