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퇴원하셨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제야 글을 올리네요.
고맙게도 광수가 찾아뵙고 자세히 글을 올려서, 그렇게 걱정은 안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완쾌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다만, 윤주나 어머님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로 간이 좀 좋지 않다는 말이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간은 몸이 피로할 때 생기는 젖산과 또 다른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 (항생제 등 약물이나 알콜 등)을 해독하느라 항상 바쁜 몸의 기관이지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동시에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하셔야 할 것 같네요.
저도 이곳 뉴욕 주로 온 이후론 건강이 특별이 나빠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건강이 더 나아진 것도 아니에요.
아시다시피 전 항상 운동을 몸에 달고 다니면서 살았잖아요?
이렇게 11월부터 3월 초까지, 석달이 넘게 운동을 못하면서 산 적이 없는지라,
소화도 잘 안되고, 잠도 불규칙하고 그랬어요.
심지어 저는 군대에서 탈장 수술을 받고도, 1주일 후에 탁구도 치고 그랬거든요.
이곳의 겨울은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아서, 운동을 거의 뒷전으로 보냈어요.
추운니까 바깥에서 테니스 치는 것은 불가능하고, 실내 테니스는 너무 비싸고, 또 설령
그만큼의 돈을 투자를 하고 싶어도 마땅히 같이 할 사람도 없고.
실내에서 헬스를 저녁에 하면 좋은데, 밤엔 잦은 눈과 비 때문에 빨리 집에 가는 것이
사고도 안나고 안전하다는 생각에 미루고.
어쨌든 이제 봄이 오긴 했나 봅니다. 아직 싸늘하지만, 최소한 눈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겨울이 가고 나니, 벌써 시간은 썸머 타임으로 바뀌네요)
그래서 2주전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는데, 소화도 잘 되고, 잠도 잘 오고 해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이 추운 곳엔 오래 살게 못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달을 제대로 된 햇볕도 못보고 하니 사람이 약간 우울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운동부족으로 수면과 소화 장애도 따르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조지아보다는 약간 덜 덥고, 뉴욕보다 훨씬 덜 추운 버지니아로 가는 것은 아주 잘 된 일입니다. 제가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던 ‘존 덴버’의 노래 가사에 나오는 블루릿지 마운틴에서 살게 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버지니아는 여러모로 인연이 있네요. 제가 처음 미국에 온 주도 버지니아고, 정착할 곳도 버지니아고. 1년후에 그곳에 사는 것이 기대가 되네요. 그 땐 아버지, 어머님도 한번 더 오세요. 전에 갔던 그 동굴에 한번 더 가보구요, 그 동굴말고도 수많은 동굴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산이 가까와서 예전처럼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저희들이 모르는 풀푸리나 약초도 캐구요.
어쨌든, 퇴원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몇 자 적습니다.
앞으로 가능하면 병원신세를 지지 않는게 좋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구요.
건강하세요.
양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