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봄학기가 일주일 남았다.
이번 한 주일 동안은 대부분의 수업이 학생들의 기말과제 발표나 기말시험으로 짜여져 있어서 강의 준비는 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 채점할 페이퍼와 시험이 쌓여있다.
물론 시험을 치루는 것보다 채점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고, 페이퍼를 쓰는 것보다 채점하는 것이 시간을 덜 잡아 먹는다. 이래서 학생보다는 교수가 편한 직업인가보다.
5월 한 달은 여름 학기 강의가 오전 오후 두 과목이나 있어서 정신없이 지나갈 예정이고… 그 와중에 유아교육 프로그램 평가 준비로 각종 강의계획안과 학생들 과제물 결과를 분석 정리하는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과제 계획안 (grant proposal 을 번역하자면 이런 말이 아닐까..?) 을 제출해서 7월에 있을 연수 비용을 따내는 것이 아마도 6월의 주요 업무가 될 듯 하다.
내가 아니면 안되는 꼭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그 행복을 짐으로 여기는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땐 나 자신에게 묻는다. 그 일이 그렇게 힘겹고 하기 싫다면, 도대체 정말 하고싶은 일은 무엇이냐고… 대답은… 없다!
예전엔 공부하는 것보다도 쇼핑을 하거나 집안을 꾸미거나 음식을 만드는 일이 더 즐겁고 하고픈 일이었으나, 이제는 그런 일들이 더이상 재미있지가 않아졌다. 예쁘게 꾸몄건 아니건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이면 충분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봤자 살찌는 것 말고는 보탬이 될 다른 것이 없고, 쇼핑은… 돈도 없거니와 쇼핑을 즐길만한 곳이라곤 월마트밖에 없는 동네라…
그래… 아무리 생각해봐도 교수노릇에 충실한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다.
이젠, 다시 힘을 내어 일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럼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