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뉴어트랙 교수는 9개월 계약직이라 방학 3개월 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학기 중에는 강의와 다른 일로 분주하기 때문에, 여름 방학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어려웠던 미국 경기가 조금 나아지는 건지, 우리 사범대 학장님이 여름 방학 동안에 연구를 할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준다고 한다. 물론 아무나 다 주는 것은 아니고, 연구 계획안을 심사 선발해서 주는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연구 계획안 제출 마감일이었다.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하는 동료교수 케티, 섀런과 일반 유아교육 전공인 내가 함께 계획한 연구는, 애플에서 새로 나온 아이패드를 유아에게 가지고 놀게 하고, 그것이 유아교육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혹은 전혀 도움이 안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아이패드 자체가 오늘 처음 출시되었고, 그 이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이파드 터치도, 교육 현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서, 그 교육적 효능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지 않다. 같은 과 동료이자 하버드 출신인 맷이 교육개혁을 위한 오바마의 스티뮬레이션 기금을 따와서 초중고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아이파드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우리에게 많은 조언을 주었지만, 그의 관심분야 역시 유아기 보다는 더 나이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우리가 계획한 연구가 어쩌면 미국 최초, 세계 최초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커허, 이렇게 쓰고보니 정말 대단해 보인다!).
또한, 오늘 제출한 연구계획서가 채택되기만 하면, 요렇게 생긴 아이패드 하나가 내 것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민이 아빠랑 스크래블 게임 한 판 해봐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