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 신발에 화룡점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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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배트맨과 함께 코난군의 사람을 받고 있는 스파이더맨.

작년 가을에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할 때 구입해서 겨울 내내 부츠삼아 신었던 코난군의 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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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가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10 달러를 넘지 않았던 “착한” 가격이었던 것 같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디자인이라 눈을 밟고 다녀도 양말이 젖지 않고, 발걸음을 디딜때 마다 발 뒤꿈치에 그려진 스파이더맨이 번쩍번쩍 빛이 나는 멋진 신발이었지만, 코난군 발에 꼭 맞는 싸이즈가 없어서 파는 것 중에 가장 작은 싸이즈를 사야만 했다. 아마도 세일을 해서 재고정리를 하는 상품이라 다양한 싸이즈가 없었던가 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코난군과 함께 하던 스파이더맨 신발…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코난군 덕분에 너무 많이 지저분해져서 주말 동안에 세탁을 했다.

깨끗이 씻어 말리고보니, 신이 많이 낡았다. 찍찍이는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듯 너덜거리고, 발바닥 깔창도 많이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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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 발이 많이 자라서, 신발이 작아졌으면 과감히 버리고 새 것으로 사주겠지만, 아직도 신기에 넉넉한 크기이고, 코난군이 좋아하고, 코난군의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신발이라, 손을 봐서 더 신기기로 했다. 조금 더 아름다운 말로 꾸미자면, 아껴쓰고 다시쓰는 검소한 생활방식을 실천하고, 코난군에게 가르치는 좋은 기회로 삼기로 했다… 뭐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우선 신발을 열고 닫는 찍찍이부터 수리를 했다. 깔깔한 부분에 붙은 먼지뭉치와 마른 풀잎을 다 빼냈더니 아주 새 것처럼 까끌까끌해졌다. 그리고 너덜거리는 실밥과 헤어진 천조각을 가위로 잘라내서 깔끔하게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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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죽의 두께를 감당하기 위해 실을 네 겹으로 꿰어서 찍찍이와 신발 겉부분을 꿰메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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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무도 없이 두꺼운 신발 바느질을 하자니 손가락이 아프긴 했지만, 이 신발을 신고 뛰어다닐 아들녀석 모습을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바느질을 마쳤다. 실 색상이 신과 잘 맞아서 바느질 결과가 더욱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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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깔창 수리. 아직도 신이 커서 코난군 발이 헛돌곤 하기 때문에, 코난군 아범의 헌 깔창 한 벌을 희생해서 한 겹 더 깔아주기로 했다. 사실, 이 부분은 코난군 아범이 전적으로 수리한 것인데, 신발 모양에 딱 맞게 잘도 오려냈다. 이것 역시 넘치는 아들 사랑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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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화룡점정.

인터넷을 찾아보니, 화룡정점 이 아니라 화룡점정 이 맞는 말이다. 점 찍을 점 과 눈동자 정 (畵 그림
화. 龍 용 룡. 點 점 찍을 점. 睛 눈동자 정) 두 글자가 비슷한 발음이라 헷갈리기 쉬운데, 잘 알고 써야겠다.

암튼, 장승요가 용의 그림 마지막 완성단계로 눈동자를 그려넣듯이, 코난군 신발 수리를 마치며 눈동자 두 개와 웃는 입을 그려넣었다. (착한 사람, 혹은 시력 좋은 사람 눈에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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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룸에 올라간 이후,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어린이 스스로 신을 벗고 신게 하는 모양으로, 코난군은 가끔 좌우가 바뀐 신을 신고 귀가할 때가 있다.

유아기 아동은 인지발달과 공간지각능력이 발달하는 과정에 있어서, 좌우를 혼동하는 것은 흔하게 있는 일이다. 그럴 때, 말로 “이 쪽은 오른쪽, 이 쪽은 왼쪽” 하고 백 번 설명해주어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린이 스스로의 지각능력으로 좌우를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제 코난군은 신을 신을때마다 웃는 얼굴이 보이는지 확인하고, 잘 보이면 그대로 신을 신고, 얼굴이 안보이면 거꾸로 신은 신발을 바꿔 신을 것이다.

다행히 코난군은 주의집중력이 좋아서, 두세 번 반복해서 보여주었더니, 저렇게 작고 희미한 그림을 잘 구분하고 있다.

오늘따라 날씨가 참 화창하다.

새단장한 신발을 신고 뒷마당에라도 나가 놀아야겠다.

2011년 2월 13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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