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공중에 나는 새를 보라…중간생략…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아라…나머지생략…”
내가 겨자씨 만큼의 믿음만 있었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잘 따랐겠지만, 아쉽게도 내 신앙은 겨자씨 반쪽 짜리 만큼이었던 것일까?
무엇을 입을까 하는 고민은 거의 안하고 살지만, 무엇을 먹을까, 혹은 먹일까 하는 고민은 거의 매일 하고 산다.
맵고 짜고 강한 맛을 좋아하는 내 자신과,
짠 음식이라면 손사래부터 치는 남편에다가,
정말로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이 세상 아무도 모르는 아들 녀석의 식성을 모두 존중하면서 밥상을 차리기란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고 하겠다.
게다가 한국음식 재료 구입부터 만만치 않게 어려운 미국 시골 동네에 살면서, 맞벌이 주부로서 퇴근 후의 시간을 금쪽같이 쪼개 쓰면서 밥을 해먹으려니, 예수님의 말씀 같은 건 아웃 오브 안중 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결혼이후 식사당번을 맡은지 어언 10여 년, 한국시장까지 편도 네 시간 거리 산골에 살게된 지도 6년이 넘고 보니, 한국에서 배달시키거나 길거리에서 사먹는 대부분의 음식을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경지 (혹은 지경) 에 이르게 되었다.
내가 만든 음식을 모두 여기에 담고, 가족이나 손님에게 “이 중에서 먹고싶은 걸 고르세요” 하고 메뉴판으로 사용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가져본다…
2011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