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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만든 단무지의  형편없는 위생상태를 고발하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본 이후, 한국마켓에서 단무지를 고를 때마다 눈을 부릅뜨고 한국산인지, 중국산인지, 혹은 일본산인지 확인을 하고 구입을 했다.

그런데, 식품관련 규제가 까다롭다는 일본제 단무지는 위생에 관한 걱정은 덜하지만, 도무지 짜기만 하고 식감이 질겨서 맛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밥에 넣거나, 국수같은 한그릇 음식에 간단하게 곁들이는 반찬으로는 새콤달콤하면서 아삭아삭한 한국산 단무지가 내 입맛에 딱 맞지만, 몇 달 전엔 <중국산> 이라고 적혀있던 것이,  <한국산> 이라는 문구만 바뀌고 가격과 다른 모습은 꼭같은 한국산 단무지는 영 믿음직스럽지 못해서 찜찜했다.

그리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단무지 만드는 법을 발견하고 당장 도전해보기로 했다.

일단 일본무를 구입해야 하는데, 한국마켓에서 내 팔뚝보다 조금 가느다란 것을 개당 1달러 조금 더 주고 샀다. 우리동네 아시안 마켓에는 어쩌다 한 번씩 팔기도 하는데, 큰 한인마켓에 비하면 비싼 값을 받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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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까는 칼로 껍질을 얇게 벗겨내고보니, 우리가 흔히 먹는 한국무에 비해 야들야들하고 단맛이 강한 식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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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 넣을 요량으로 김과 같은 길이로 무를 썰고, 남는 부분은 동그란 모양 방향으로 얇게 썰었더니, 이태리산 유리용기에 딱 안성마춤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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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소금을 아주 조금, 그러나 골고루 흩뿌려서 하룻밤을 재웠더니, 물이 나오면서 무가 조금 쪼글쪼글해진 느낌이 나는 것이 이미 단무지의 식감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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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은 조리법에 의하면, 무 한 개당 설탕 한 컵, 식초 한 컵의 비율로 촛물을 만들라고 했다. 하지만 집에 설탕이 얼마 남지 않은 이유로, 설탕 두 컵에 식초 세 컵, 소금 약간을 넣고 끓여서 촛물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단맛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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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촛물을 무에 바로 부으면 단무지가 더욱 아삭아삭해진다고 해서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유리그릇에 무를 담고 뜨거운 촛물을 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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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참을 고민했다…

단무지는 그 특유의 노란 색이 입맛을 돋구는데, 천연색소인 치자를 구할 길은 없고, 그렇다고 식용색소를 넣기는 싫고… 그러다가 냉장고에서 고추 피클 병을 발견했다. 어차피 단무지도 일종의 피클인데, 고추피클 국물을 넣으면 새콤한 맛과 동시에 고추의 향도 약간 더해질 것이고, 노란색으로 물도 들겠다는 기대를 했는데… 알고보니 피클의 노란색도 식용색소를 넣은 것일 줄이야.

그래서 저걸 넣어? 말어? 하고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먹지도 않고 버려질 국물을 재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단무지에 따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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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이런 모습.

하루가 지나면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일이 바빠서 사나흘간 냉장고에 넣어두고 묵혔다가 꺼내보니 맛이 잘 들어서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단무지가 완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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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도 만들어보고, 우동과 카레라이스를 먹을 때 반찬으로 먹어보니,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것과 비교해서 맛이 더 좋으면 좋았지, 부족함이 없었다.

재료구입 비용도 훨씬 싸고, 만드는 방법이 어렵지도 않고, 맛도 더 좋은 것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뭏든, 이제부터 한국마켓에서 구입할 품목중에 단무지는 안녕~ 이다.

2011년 봄방학에 만들고, 3월 24일에 글을 마무리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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