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를 튀기는 김에 새우도 튀겼다. 어제 사온 돼기고기 스테이크로 돈까스를 만들기위해 튀김 기름을 달군 김에 새우 한 가지를 더 튀긴 것이다.
방금 지은 밥도 담고, 얼음컵과 음료수, 포크와 냅킨까지 정성껏 차려서 배달을 나갔다.
코난군의 트리하우스 공사 현장으로…
피크닉 테이블 위에는 온갖 작업도구가 다 나와있고, 목재까지 얹혀져서 쟁반 하나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을 정도였다.
코난군 아범이 식사를 하는 동안 마당을 둘러보니, 어느새 봄이 성큼 우리곁에 와있었다. 플라타너스인지 포플라 나무인지 6년째 보고도 이름을 모르는 뒷마당의 큰 나무에 신록이 솟아나고있었다.
소나무 울타리 사이로 보이는 옆집 마당에도 봄의 여신이 꽃을 한가득 피워놓았다.
잔디가 더 푸른지, 코난군의 셔츠가 더 푸른지, 비교가 어려움…
다시 고개를 돌리니 어느새 접시를 뚝딱 비워버린 코난군 아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에 두 가지를 만들어주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너른 마당에서 아이가 뛰어놀고, 남편은 뚝딱뚝딱 뭔가를 만들고, 새들은 노래하고, 나무는 푸르고…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또 있을까 싶다.
어지간히 꼼꼼한 성격의 코난군 아범이 일하는 과정 일부이다.
나무의 크기와 거리를 자로 재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해서 설계도를 그렸다. 오른쪽에 가필한 부분은 원래 계획에서 추가된 해적선 머리 부분이다.
그리고 엑셀을 이용해서 만든 자재 가격 비교표. 홈데포, 로우스, 그리고 헤브너 (모두 건축자재를 파는 가게) 에서 판매하는 자재가 어떤 것은 더 싸고 어떤 것은 더 비싸기 때문에 각 싸이즈별로 가장 값이 싼 곳을 찾아서 구입하기 위한 것이다.
열공하는 코난군 아범…
애당초 트리 하우스 하나 지어보자는 내 기획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그까이꺼 대~충 나무 사다가 썩둑썩둑 잘라서 비뚤어지면 비뚤어진대로, 기울면 기울어진대로, 못을 박아서 얼렁뚱땅 만들자고 한 것인데… 이렇게 박사 논문 쓰듯이 열공을 할 줄은 미처 몰랐다.
공정 하나 하나에 세심한 공을 들이는 이 사람…
바로 요 녀석의 애비 되시겠다.
부자가 함께 짓는 트리하우스… 조만간 완공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