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에 갔더니 이제 고추의 계절이 시작되는지, 싱싱한 고추가 싸게 나와있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나자신을 위해서 고추로 만든 요리를 해볼참이다. 종류에 따라 다른 크기와 모양으로 썰었다. 왼쪽 위의 것은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서 얇게, 오른쪽은 고추떡을 찌기 위해서 굵직하게, 그리고 아랫쪽은 멸치볶음에 넣으려고 길쭉하게.
장아찌 국물은 지난 번 단무지 촛물과 같은 배율, 식초 한 컵에 설탕 한 컵을 넣고, 간을 위해서 간장을 반 컵 정도 넣고 끓였다. 옆 칸에는 멸치볶음을 위해서 볶음팬에 식용유를 달궈서 고추를 먼저 넣은 것이 보인다.
장아찌처럼 만들기 쉬운 음식이 또 있을까. 끓인 국물을 부어주기만 하면 끝. 맛이 잘 배이도록 하기 위해서 고추를 얇게 썰었으니까 내일쯤이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매운 고추를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아주 좋아하시는 반찬인데… 운송에 드는 돈과 국물을 흐를까 염려되는 것만 아니면 많이 만들어서 보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암튼, 이로써 고추요리 일번선수 완성.
그 다음은 멸치볶음이다. 멸치 자체가 짭조름한 간이 있으므로 따로 간을 더하지 않고, 설탕과 깨만 넣어주었다. 고추에서 나온 수분 때문에 멸치가 촉촉해져서 먹기가 좋았다.
멸치를 얼마만큼 넣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릇장에 파이렉스 반찬용기 큰 싸이즈가 한 개 남은 것이 생각나서, 거기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을 꺼냈다. 그리고 결과는… ㅋㅋㅋ
이렇게 예측 성공!
멸치를 볶은 화구에 열이 식기 전에 바로 찜솥을 올렸다. 고추떡을 찌기 위한 준비이다.
밀가루 두 컵에 물 한 컵, 된장 세 스푼 정도의 분량을 넣고 반죽을 한다.
반죽의 되기는 이 정도…? 스푼으로 찜솥에 떠담을 수 있을 정도로 되직하면 좋다.
밀가루 반죽을 먼저 한 다음에 고추를 넣어야 반죽을 하는 과정에서 고추가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솥에 김이 오르면 반죽을 떠넣는다.
오 분 정도 쪄서 밀가루만 익으면 다 익은 것이다. 고추의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려면 너무 오래 찌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음식, 고추떡. 한 여름에 땀을 흘리며 먹고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 건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