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실신한 메탈리카, 그리고 영웅을 기다리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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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동영상을 여기서 바로 볼 수 있게 하면 좋겠으나, HTML편집기가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hJANajdTRgc&feature=player_embedded

1281586143.jpg

공교롭게도 이 만화를 그린 사람의 이름이 내가 잘 아는 누구와 같은 이름이다. 재미있다. ^__^

메탈 롹 음악의 대표주자 메탈리카의 내한공연 장면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 한 인터뷰에서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전율을 느꼈다” 고 했다. 왜? 링크된 동영상의 3분 30초 부분부터 시작되는 관객들의 합창 때문이었다. 공연에 얼마나 흥이 났으면 노래 자체를 따라 부르는 것는 기본이고, 기타리스트가 솔로로 기타를 연주하는 부분을 노래처럼 따라 불렀는데,  그렇게 열광적으로 공연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관객을 경험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동영상을 보면 메탈리카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얼마나 감동을 받으며 연주하고 노래하는지가 엿보인다. 그렇게 자신을 열렬히 응원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순간일지 짐작이 된다.

사실, 나는 헤비메탈 이나 롹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더욱 솔직히 말하자면, 귀가 찢어질 정도로 시끄러운 사운드 때문에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다.

그러나 관객과 공연자가 혼연일체가 되어 열정을 발산하는 모습을 보니, 그냥 구경하는 내 자신이 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롹 음악이 좋아지려고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웹싸이트 (단도직입적으로 미시 유에스에이 🙂 에 올라온 게시물을 통해서 이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달린 댓글을 보니, 우리 나라 관람객들이 유독 공연자에게 열광하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등, 공연자 입장에서 보자면 아주 바람직한 관객이라고 한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은 자신이 즐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본인은 민망할 정도로 조용히 관람을 해서 박수조차도 함부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인은 정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비싼 돈을 주고 관람하는데 대한 ‘본전뽑기’ 정신때문일까?

혹자는 외국인-특히 미국인-에 대한 동경심 혹은 영어에 대한 경외감 때문일거라고도 분석하는데, 민족적 자존심이 있지, 그건 아니라고 믿고싶다.

메탈리카의 압도적인 무대 매너와 활기 넘치는 연주를 듣고 보면서 생각해보건대, 한국인은 영웅을 맞이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몇 만원 (혹은 몇 십만 원)의 거금을 주고 입장한 공연장의 넓고 높은 무대, 거기에 서있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인정한 대스타이다. 그 스타가 나를 위해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나를 포함한 객석의 수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한다. 그 감동으로부터 다시 감동을 받은 스타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장면을 전환해서, 저~ 멀리 화려하게 단장한 높은 단상에 주상전하가 오르셨다. 나를 포함한 만백성은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존경을 표시한다. 주상전하는 진심으로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성군이시라, 이제 그만 고개를 들고 편하게 있으라 백성들에게 분부하신다. 성군의 따뜻한 마음과 눈빛에서 흘러넘치는 카리스마에 온백성은 압도된다.

어째 비슷한 장면 같지 않은가?

박정희 대통령을 ‘그래도 덕분에 우리가 밥술이나 먹고 살게 되었다’며 그 분의 따님에게까지 대를 이은 정치적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그렇고…

‘경제를 잘 아는’ 대통령이 우리 나라를 잘먹고 잘살게 해줄것이라 믿으며 이 모 씨에게 투표한 사람들도 그렇고…

서울대를 나왔다거나, 박사학위가 있다든지,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 (그것만으로도 존경스러운데) 중에서 가장 나이많은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 (콕 집어 말하자면 대학교수), 등에게는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존경심을 표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우리는 어쩌면 홍길동이나 장길산 같은 영웅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강원도 도지사 한 사람이 어느 당 소속인지에 따라 내일부터 세상이 달라질거라 믿는 그 마음 속에는,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이 이 모든 복잡하고 고달픈 세상을 바꿔줄거라는 잠재의식이 깔려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악이용해서 영웅도 아닌 주제에 영웅흉내를 내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나쁜 넘들 때문에 번번히 배신당하고 이용당하는 우리들이지만… 그럴수록 제대로 된 영웅에 대한 갈망은 더욱 깊어진다…

라고 분석하면 너무 무리한 분석일까?

2011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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