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름 학기 강의가 끝났다. 아직 마지막 시험을 채점하고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일이 남았고, 학과의 새로운 교수를 임용하는 심사위원회를 맡았기 때문에 열 네 명에 달하는 지원자 서류를 검토해야 하고, 위탁모를 위한 웍샵 특강 준비, 새로운 교과서 출판을 위한 리뷰도 해야 하는 등, 방학이라도 여전히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이 있다.
하지만 방학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언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뭔가 새롭고 재미난 일을 해야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든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코난군의 트리하우스 완공식 파티.
6월 18일 토요일을 목표로 잡았고, 코난군 아범은 그 시한 안에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나는 지금부터 초대할 사람의 명단을 만들고, 초대장을 만들고, 리본 커팅 등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음식도 장만해야 한다.
늘 그래왔듯이, 코난군 아범과 내가 무언가 일을 시작하면 의논을 하는 과정에서 일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일이 다반사였고, 이번에도 그러했다.
원래는 아이들 손님은 냉동 피자나 냉동 콘도그 몇 개 데워서 내주고, 어른들은 음료수나 마시면서 잠시 놀게 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코난군 아범과 가끔 테니스를 치는 유럽인 (정확한 나라 이름은 기억안남) 가족을 초대했으면 했고, 코난군은 자기네반 친구들을 부르고 싶다고 한다. 나는 내 직장 동료들 중에 코난군 또래 아이가 있는 가족들을 부르려고 원래 생각을 하고 있었고…
코난군 아범의 손님은 이렇게 대규모로 사람들을 부를 때 함께 초대하는 것이 서로 벌쭘하지 않고 편한 만남이 될 것 같으니, 수락.
코난군의 요청은… 파티의 주인공이 원하는 바이고, 사실 아빠 엄마의 친구네 아이들 보다는 매일 만나는 옐로우룸 친구들이 함께 놀기에 즐거운 것이 확실하므로, 이것도 수락.
코난군 어멈의 직장동료도 여름방학의 여유를 함께 즐기기 위해서 여전히 초대.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다는 유럽인 손님과, 코난군 친구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해서 한국 음식을 준비.
낯선 음식을 먹지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중적인 미국 음식도 준비.
형제들까지 합해서 열댓 명의 아이들이 놀이를 하려면 트리하우스 말고도, 문점프 설치, 야외용 이젤 준비, 전동 자동차 두 대 준비 등 추가 놀이시설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이 놀 때 틀어줄 배경음악도 준비하고, 구급약품도 준비하고, 리본 절단식을 위한 준비도 하고, 비디오도 찍고 사진도 찍어주고…
이거이거…
일이 자꾸만 커지고 있다…
2011년 6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