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과 경상도 매운 쇠고기국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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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경상도 사람이다.

부모님의 고향도 부산에서 멀지 않은 경상도 지역이므로 참으로 순수 경상도 토박이라 할 것이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쇠고기국은 빨갛고 매운 맛이 나는 음식이다.

무우도 어슷썰어 넣고 숙주나물도 들어간다.

국이 팔팔 끓으면 두부 한 모가 소복하니 얹힌다.

나중에 대학을 서울로 와서야, 다른 지방 사람들은 이 경상도 쇠고기국을 잘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식 쇠고기국은 빨간색이라고는 없는 허여멀건 색이고, 대신에 육개장 이라는 것이 빨갛고 쇠고기가 들어간 국물음식이었다.

그렇다면 경상도식 쇠고기국과 육개장은 어떻게 다르고 비슷할까?

우선은 쇠고기 부위가 다른 것 같다. 육개장은 양지머리나 채끝살 등 기름기가 거의 없는 것을 쓰지만 경상도 쇠고기국은 간간이 기름이 붙어있는 살을 쓴다.

함께 들어가는 채소도 조금 다른데, 앞서 말했듯이 경상도 쇠고기국에는 무, 숙주나물, 파, 두부 정도만 단촐하게 들어가는 반면, 육개장에는 고사리, 토란대, 등의 고급 재료가 들어가고 무나 두부는 전혀 쓰지 않는다.

조리과정도 차이가 있는데, 육개장에 들어가는 고기는 따로 한 번 삶아서 살을 찢어서 양념해두고 국물은 육수로 쓴다. 경상도 쇠고기국은 그런 복잡한 과정이 없다. 그냥 고기를 작게 썰어서 잠시 볶다가 채소와 국물을 붓고 그냥 푹푹 끓이기만 하면 된다.

맛의 차이?

그건 지극히 주관적인 선호도에 달린 것이라 감히 어느쪽이 더 좋다 못하다 평하기가 어렵다.

다만,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경상도식 간편한 조리법이 좋긴 하지만, 양지머리를 따로 삶아서 찢는 과정없이 국을 끓이면 고기가 너무 질기고 맛이 떨어지는 딜레마가 있었다. 그렇다고 기름기없고 담백한 맛의 양지머리를 포기하기도 싫고…

그 딜레마를 단번에 해결해준 내 소중한 슬로우쿠커!

삶아서 건져내고 육수는 따로 부어두거나, 아니면 국을 끓이기위한 큰 솥을 또하나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슬로우쿠커에 고기를 넣고 두세시간 두면 이렇게 삶은 고기 모양이 되는 것이다.

끓어서 넘칠 염려 없고, 더운 여름에 주방 가열대 앞에서 땀흘릴 일도 없게 해주는 신통한 조리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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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경상도 쇠고기국 방식대로 간편하게 끓이기만 하면 된다.

우선은 고추기름을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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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채소를 씻어서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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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기름에 찢은 고기와 마늘을 넣고 잠시 볶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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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넣고 한소끔 끓이고 두부를 얹어서 한 번 더 끓으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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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 이열치열로 맵고 뜨거운 괴깃국 한 그릇을 먹으면 시원한 기분도 들고 몸보신도 하게되는 효과는 육개장이나 경상도 쇠고기국이나 똑같은 이치인 듯 싶다.

2011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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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그러게요, 이렇게 해 먹으면 되는 거였네요. ;;; 저도 마산 출신이라, 집에서 ‘쇠고기무국’이라고 부르던 게 육개장 같이 매운 국이었어요. 남편이 고사리가 없어서 육개장을 못 해 먹는다고 매우 아쉬워하는데, 경상도식 쇠고기 국을 슬로우쿠커로 해 먹어야겠네요 ㅎㅎ 마침 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슬로우쿠커를 선물해줘서, 지난 주에 그걸로 호박죽이랑 닭죽을 해 먹었거든요. 

소년공원

슬로우쿠커가 참 유용한 주방도구인 것 같아요.

돼지고기 보쌈도 해먹고, 통닭을 넣어두면 로스트 치킨이 되어 나오고, 쇠고기 장조림이나 칠리숩… 여러 가지를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더라구요.

올레서피 닷 컴에 보면 슬로우쿠커로 만들 수 있는 음식만 별도의 목록으로 정리가 되어있어서 좋더군요.

겨울 방학동안 따뜻하고 행복하세요~~

 

(참, 저희 남편이 마산고 출신이예요. 저희 시댁이 마산 창원 지역에서 오래 사셨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