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 교육 상담: 밥그릇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두살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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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지난주 꼭 두살이된 울 딸 오늘저녁 또 밥그릇을 엎었어요…
음식그릇을 뒤집어 엎는거.. 울딸의 정말 안고쳐지는 나쁜 습관입니다.
엊그제도 훈련변기에 앉아서 간식그릇 뒤집어 엎어 제가 정말 목소리를 높였구요. 

오늘 저녁 밥상에선 밥을 많이 안먹어서 남편이랑 저랑 좀 먹이려고 꼬셨던게 문제였을까요… 
크게 거부 안하고 잘 먹진 않아도 그냥 먹으며 놀며 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음식그릇을 확 엎어버리는 거예요.

제가… 또 꼭지가 돌았어요. 안되는 거야 어쩌구 저쩌구를 좀 한다음에 
아이를 하이체어에 앉혀두고 3분간 타임아웃을 시켰어요. 
쿨한척했지만 정말 전 정말 넘넘 화가 나서 진정이 안되는 상태였어요. 
막 소리지르고 때려주고 싶은걸 간신히 참고 있었답니다. 
아이는 내려달라고 3분동안 내내 징징 거리다가 3불 알람이 울리고 남편이 내려주고 
전 부엌에서 설걷이를 시작하고 있었구요
남편이 아이를 내려주자마자 아이는 “엄마 어마…” 하면서 부엌에있는 저한테와서 매달리는데…
제가 아직 꼭지가 돈상태라서… 막 울며 매달리는 아이를 뿌리치고 밀어내며
“xx… 음식그릇 뒤집어서 엄마 너 싫어 지금. 안아주고 싶지 않아! 저리가! 하며 막 밀어냈어요. 
남편은 그런 제모습에 화가나서 애한테 그러지말라하고.. 

다시 곧 안아주면서 뭘 잘못했는지 말해주고 그러지 말라 하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긴했지만 
그때도 제가 화가 많이 나서 겨우 이성을 찾아서 한 행동에 불과했어요. 

그러곤 전 저녁내내 맘이 내내 넘 아프고 아이한테 미안하고… 
근데 또 아이 행동은 어떻게해야 고쳐줄까 싶고.. 
자랄때 내가 잘못하면 정신을 못차리고 히스테리컬해지던 엄마도 생각나고..
오늘밤 지옥이네요.. 

너무 이쁘고 건강해서 고마운 우리 아이는 이제 막 두살짓을 막 할 뿐인데 
엄마인 저는 정말 어째 이렇게 못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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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의 댓글:

어머님, 

제가 보기엔 아무 의미없는 감정 소모만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만 두 살 어린이가 밥그릇이나 간식그릇을 뒤집어엎는 행동은, 고쳐주어야할 나쁜 습관이나, 부모에 대한 반항, 혹은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이 아니랍니다. 

그 아이는 지금 물리학 중에서도 운동역학을 공부하는 중이예요… 
라고 말하면 안믿으시겠지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내 팔을 쭉 뻗으니 그릇에 손이 닿네? 
손으로 그릇을 잡고 손목을 돌리니 그릇이 뒤집어지네? 
그릇이 뒤집어지니 평소에 안보이던 그릇 바닥이 보이네? 
그릇 안에 있던 과자가 바닥에 쏟아지는 걸? 
과자는 그릇에만 담는 것이 아니고 바닥에 쏟아놓고 주워먹어도 되는구나! 
그릇 안에 있을 때보다 바닥에 널부러진 과자가 더 많아보여! 

이것이 바로 힘의 작용 반작용을 공부하는 것이고, 시각적 차이를 인식하여 장차 피아제의 보존개념을 형성하는데 기초가 되는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이랍니다. 

아이가 그릇을 엎는 것이 왜 싫으신가요?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부족할까봐 염려되셔서 그런다면, 아직은 그 걱정을 미루어두셔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아직 두 돌 아이에게 음식을 준비하는 농부와 엄마의 수고를 가르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혹시, 쏟은 음식 치우기와 뒷설겆이가 힘겨우셔서 그러신다면, 쏟아도 치우기 쉽도록 환경을 마련해주세요. 
하이체어 아래에 넓게 비닐을 깔아주면 치우기가 훨씬 수월하실겁니다. 아이의 옷을 벗기거나 아주 간편하게 입히는 것도 옷버릴 염려없이 놀게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무슨무슨 학습지다, 교구다, 가정방문 선생님이다, 하면서 돈써서 아이에게 뭘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활동하는 순간을 포착해서 교육을 하면 그것이 아이에게 가장 훌륭한 경험이 됩니다. 

밥그릇을 뒤집고 재미있어 하는 아이에게 이것도 뒤집어보라고 다른 모양의 그릇을 더 쥐어주지는 못할망정, 아이가 이해도 못하는 타임아웃을 시키고, 엄마가 화를 내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많이 하시길 바래요.




2011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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