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요약하자면 저희들은 아무런 피해도 없었습니다.
이번 지진은 리치몬드라는 도시 근교에서 발생했는데 저희가 사는 블랙스버그에서 대략 300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라서 진도 5.8 의 위력을 실감하기에는 너무 멀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을 처음으로 경험해보았지요.
영민아빠는 집에 있다가 자기 발자국 소리때문에 집이 쿵쿵 울리는 줄 알았다고 하고,
영민엄마는 학과 교수 회의 중에 건물이 흔들려서 30여 명의 동료들과 함께 어리둥절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놀랐구요,
(조금 웃긴 이야기가 있는데, 지진이 날 때 마침 하필이면 거구의 남자 교수 한 사람이 뭔가 발표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던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우르릉~ 소리가 나면서 제가 앉아있던 의자와 책상이 흔들리길래, 덩치가 산만한 사람이 일어서다가 넘어진 충격인줄 알았지 뭐예요 🙂
영민이네 어린이집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낮잠을 자는 중이었는데, 선생님들이 재빠르게 이메일로 학부모들에게 시설이나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알려주어서 안심했더랬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곳 근처의 원자력 발전소에 전기가 끊어졌지만 자가발전시설이 작동해서 별 문제는 없다고 하고, 기껏해야 가구가 넘어지는 정도의 – 캘리포니아 지역에 비하면 아주 경미한 – 피해가 난 것에 불과하지만, 좀처럼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동부 지역에다가, 그 여파가 북으로는 뉴욕주, 남으로는 캐롤라이나주 까지 미치는 넓은 범위라서 사람들이 많이 놀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진이나 또다른 지진이 조만간 또 발생할거라고 예상하기도 하지만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고, 암튼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가족 친지 여러분께서 혹시라도 뉴스를 보고 놀라고 걱정하실까봐 간단하게 소식 전합니다.
2011년 8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