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이 태어나기 전에는 코난아범과 함께 음악회에 자주 다녔다. 바이얼린이나 웅장한 교향곡 연주 아니면 오페라를 좋아하는 코난아범에 비해, 나는 경쾌한 실내악 연주나 편안한 재즈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몇 년 전에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즈에 갔을 때는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재즈 음악과 밤이고 낮이고 구분없이 넘쳐나는 술냄새와 케이준푸드 냄새로 인해, 발걸음이 저절로 흐느적 흐느적 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는 우리 학교 콘서트 홀에서 음대 교수 네 사람이 연주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입장료가 무료라서 부담없이 코난군까지 데리고 참석을 했다.
그런데 네 돌을 앞둔 코난군이 제법 의젓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가!
한 곡 한 곡 연주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기도 하고, 신나는 곡이 연주되면 몸을 끄덕이며 흥겨워 하기도 했다.
드럼을 연주한 알 워즈테라,
피아노의 웨인 갤랍스,
색소폰, 테너 색소폰, 플룻 등의 다양한 관악기를 연주한 크리스토퍼 화이트,
그리고 더블베이스를 연주한 전 부총장 조 스카텔리 (왼쪽부터)
그러나 어린이는 어린이!
인터미션 까지 전반부를 버틴 것만 해도 만 네 살 어린이로서는 장한 일이었다.
후반부를 아쉬움과 함께 뒤로 남겨두고 캠퍼스 잔디밭에서 조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코난아범과 코난군과 나란히 앉아서 내가 좋아하는 재즈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지난 10년 간의 우리 가족의 역사와 코난군의 성장이 눈에 보이는 듯 해서 참 즐거웠다.
그 날의 레퍼토리는 다음과 같다:
Piano Sonata Op. 13 in C Minor (Pathetique) –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 9 in E Minor, Op. 95, B. 178 (From the New World) – Antonin Dvorak
Adagio in G Minor – Tomaso Alvinoni and Remo Giazotto
Arirang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아리랑이다. 크리스토퍼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서 듣고 선곡한 것인데, John Barnes 라는 사람이 주한미군 군악대에 있으면서 편곡한 곡을 크리스토퍼가 다시 재즈 음악으로 바꾸어서 연주했다.)
Prelude in E Minor, Op. 28, No. 4 – Frederic Francois Chopin
(Intermission)
Funeral March of a Marionette – Charles Gounod
Brandenburg Concerto No 2 in F Major, BWV 1047 – J. S. Bach
Finlandia (Theme) – Jean Sibelius
Rondeau, from Suite de Symphonies – Jean-Joseph Mouret
The Starr and Stripes Forever (March) – John Philip Sousa
음악회는 2011년 9월 29일
글쓴 날은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