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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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에 비해 둘리양이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른 것처럼 느껴진다. 전반적인 아동발달 진행은 인종이나 성별을 불문하고 비슷한지라, 코난군과 둘리양이 자라는 속도가 많이 다를 리 없지만, 아마도 첫 아이를 키우면서 얻은 경험 덕분에 둘째 아이가 자라는 것이 새삼 다르게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마치, 두 눈을 가리고 손을 뻗어 더듬거리면서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걸어가는 길이 눈을 뜨고 가는 길보다 훨씬 멀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아마도 두 아이를 키우느라 삶이 더 바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둘리양이 신생아 시절에 입던 옷이 이제 작아서 못입게 되었다. 이제 겨우 태어난지 석달이 되었을 뿐인데, 벌써 예전에 입던 옷을 못입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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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열 번이나 입었을까?

모두 선물받은 옷이라 내가 지불한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벌써 못입게 되었다는 것이 참 아깝게 여겨진다.

오빠가 입던 옷을 물려입히려고 꺼내보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코난군이 생후 석달 무렵은 한겨울이어서 그맘때 입은 옷은 전부 두꺼운 긴소매 옷이다. 코난군은 생후 7-8개월까지 대부분 긴소매 긴바지 옷을 입었던가보다. 그 이후의 여름옷은 지금 둘리양이 입기에 너무 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둘리양의 옷을 사야만 했다. 아이들의 옷과 장난감을 중고로 사고파는 가게에 가서 몇 벌을 구입했는데, 시중에서 새 것을 사는 돈의 반의 반도 안되는 금액으로 깨끗한 옷을 살 수 있어서 좋았다. 대여섯벌은 산 것 같은데 고작 30달러만 지불했으니 돈을 많이 절약했다.

그리고 얼마전 이웃 동네 야드세일에 가서는 더 큰 횡재를 했다. 아주 깨끗하고 예쁜 여자아기 옷을 한 벌에 1달러씩 주고 산 것이다. 아래의 모든 옷을 사는데 단돈 9달러 밖에 쓰지 않았으니, 정말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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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드세일을 다니는데에도 요령이 있다. 가구나 운동기구 등의 고가의 물건을 좋은 것으로 구입하려면 큰 싸이즈의 집이 모여있는 오래된 동네로 가는 것이 좋다. 즉, 부잣집 야드세일에 가면 비싸고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살 확률이 높다.

반면에 어린이 옷이나 장난감을 사려면 작은 규모의 주택을 찾아가야 한다. 큰 주택이 모여있는 부자동네에는 아이가 없어서 어린이 물건이 나오질 않기 때문이다.

야드세일의 장점은 중고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것 말고도 또 있다.
싼값의 중고 물건은 야드세일이 아니어도 구세군이나 와이엠씨에이가 운영하는 중고품 가게에 가면 더욱 다양하고 많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야드세일에 가면, 이 물건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둘리양의 옷을 구입한 집은,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게 관리된 집이었는데, 두 돌이 조금 넘은 아이가 아기적에 입었던 옷을 팔려고 내놓은 아기엄마의 인상이 좋고 깔끔해 보였다. 저만치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아이-중고 옷의 원래 주인-도 참 예쁘고 상냥했다. 그러니 팔려고 내놓은 옷도 전부 깨끗하고 디자인도 내 취향에 잘 맞는 것이었다.

예쁘고 건강하고 깔끔한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면 왠지 사용하면서 찜찜한 마음이 생기지 않고 오히려 흐뭇한 느낌이 든다. 

이건 어제 아침에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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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려고 보니 두 녀석 모두 차안에서 잠이 든 것이다. 둘리양은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젖을 먹고 놀다가 등원하는 차 안에서 아침 낮잠이 들곤 하는데, 코난군은 평소와 달리 어째 뒷자리에서 나한테 말을 걸지도 않고 조용하다 했더니 이렇게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아마도 어젯밤에 늦게 잠든데 반해 아침 일찍 깨어서 피곤함이 남아있었나보다.

그렇다면 잠시라도 더 쉬게 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만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을테니, 깨우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내 강의 시간 시작전까지 시간적 여유도 있었다.

IMG_0311.jpg 쏟아지는 아침 햇살아래서 곤히 잠이 든 아이들.

마치 화단에 예쁘게 피어난 꽃처럼 아름답다.

자면서 더울까봐 차 문을 조금씩 열어주고 기다렸다. 한 삼십 분 후에 코난군이 깨어나서 레드룸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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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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