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lveteen Rabbit, 벨벳 토끼 이야기 연극 관람기

 2,315 total views,  1 views today

velveteen-rabbit.jpg

지난 토요일에 래드포드 대학교 연극 전공 학생들의 아동극 [벨벳 토끼 이야기] 공연이 있었다.
1920년대에 원작 동화가 출판된 이래로 미국 아이들에게는 고전처럼 많이 읽힌 이야기인데, 코난군과 내가 관람한 공연은 약간 각색이 된 것이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벨벳 소재로 만든 토끼 인형이 꼬마 소년의 사랑을 받으며 “진짜 토끼” 가 되었는데, 소년이 많이 아프고나서 소독 차원에서 토끼 인형을 불태워야만 하는 상황이 되고, 장난감 요정이 벨벳 토끼 인형을 “모든 사람에게 진짜 토끼” 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 이다.

“진짜라는 건 어떻게 생겼느냐를 말하는 게 아니야.

너에게 일어나는 일이지.

아이가 너를 아주아주 오래도록 사랑할 때,

그냥 갖고 노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그때 너는 진짜가 되는 거란다.”

어른의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운 해피엔딩일 수 있지만, 자신의 장난감이 영화 토이스토리의 캐릭터 처럼, 자신이 없는 동안에는 일어나서 이야기하고 움직인다고 믿는 코난군의 관점에서는 무척이나 슬픈 결말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인 네 살짜리 꼬마 스티브가 침대 위에서 뛰고 구르며 토끼 인형을 던지고 놀다가, 그 인형과 함께 잠드는 모습은 코난군의 요즘 생활과 아주 흡사했다. 

그런데 그토록 사랑하던 인형을 불에 태워야만 한다는 것은 트라우마에 가까운 사건이고, 비록 불에 타는 일은 피할 수 있었지만, 매일 같이 잠들던 스티브와 영영 이별을 하고, 어쩌다 숲에서 마주쳤을 때, 스티브가 토끼 인형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넌 내 오랜 옛친구를 기억나게 하는구나” 하고 다시 멀어져 갔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슬픈 결말이다.

연극이 진행되는 내내 웃고 손뼉치며 즐거워하던 코난군이,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의 무대 인사도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오고난 뒤에는 한없이 우울한 표정이었다.

“엄마, 나는 내 장난감을 영원히 가지고 있을거야. 절대로 불에 태우지 않을거야.”

하고 다짐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벌써 엄마와 함께 연극을 관람하고, 소감을 나누는 나이가 된 코난군이 대견스럽고, 자신의 장난감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푸는 마음이 예쁘고, 모처럼 따뜻한 12월의 날씨도 좋았던 주말이었다.

2012년 12월 2일

Related Posts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