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세상: 아파트에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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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이 다니던 (지금은 둘리양이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옆에는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작년 가을부터 한창이더니, 버지니아 공대 개강을 며칠 앞둔 지금은 마침내 완공을 해서 입주를 했는지, 오늘 아침에 보니 아파트 주차장에 자동차가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터 다지기 단계 부터 시작해서, 3층짜리 건물의 골조를 세우고, 지붕과 외벽을 만들고 하는 과정을 꾸준히 보면서, 코난군은 ‘저렇게 크고 멋진 새 빌딩에서 살고싶다’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레드룸 친구 중에 누구누구는 아파트먼트에 사는데, 우리는 하우스에 살고 있어서 그 친구들이 부럽다고 하질 않나…

미국에서 아파트라는 거주 형태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우선은 우리가 사는 시골 마을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다니는 고층 아파트 같은 것은 없다. 드넓은 땅에 굳이 높은 건물을 지어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빌라 같은 형태로, 기껏해야 2-3층짜리 건물에, 옆으로 줄지어서 집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전세 제도가 없고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자가가 아니면 모두 월세를 내며 살도록 되어있다. 물론 약간의 (두어달 정도 월세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처음 입주할 때 내기는 하지만, 그것도 이사를 나갈 때 청소 및 수리 비용으로 이리저리 떼이고나면, 돌려받는 돈은 몇 푼 안되는 것이니, 아파트 살이는 월세금을 다달이 소비하는, 꽤나 비효율적인 주거 형태이다. 게다가 내 소유의 집이 아니니, 원하는대로 집을 꾸미거나 개조해서 살 수도 없고, 프라이버시도 불완전하게 보장되고, 등등의 이유로 우리 부부는 열심히 노력하여 마침내 하우스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속사정을 전혀 모르고, 넓은 마당이 딸린 하우스에서 태어나고 지금껏 자란 코난군은 오히려 월세살이 아파트 생활을 부러워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둘리양을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코난군과 함께 출근하는 길에, 코난군이 또 ‘아파트에 살았으면 좋겠다’ 하고 말하길래, 이유를 물어 보았다.

“아파트먼트는 크잖아. 창문도 아주 많고.” 라고 대답하는 걸 보니, 여러 집이 줄지어 붙어 있는 것을 모르고, 한 동 전체가 한 가구만 살도록 지어진 것인 줄 아나보다. 하긴 아파트 내부에 들어가본 경험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아파트에 살면 뒷마당이 없어서 트리하우스도 못만드는데?” 하고 떠보니,

“아이 돈 케어 (상관없어), 아파트 바깥에서 놀면 되지” 하고 대답한다.

그러고보면, 어른들은 참 욕심이 많다. 나만의 공간, 내 소유의 집이 있었으면 좋겠고, 나와 내 가족만 입장 가능한 정원을 가지고 싶고, 하니 말이다.

이것저것 재거나 따져보지 않고, 그냥 감각적으로 좋아보이는 것을 가지고 싶고, 그 외에 다른 복잡한 뒷이야기는 ‘아이 돈 케어’ 하는 어린이의 마음… 가끔은 따라해 보아도 좋을 듯 하다.

2013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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