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이웃간에 쿠키 접시가 오고 간다.
우리집은 붕어빵이나 호떡처럼 특이한 간식을 만들어서 이웃집에 돌렸는데, 은퇴하고 조용하게 사는 이웃집 어른들에게 약간은 흥미롭고 특이한 경험이 되는지, 반응이 늘 좋았다.
올해에는 어떤 간식을 만들어서 이웃과 나누어먹을까 생각하다가 만두를 빚기로 했다.
연말에 아이가 셋이나 되는 남편 친구네 집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그 때에도 만두를 빚어서 가져가면 한 끼 식사 준비를 덜어줄 수 있으니 그것도 좋고, 또 새해 아침에 떡만두국을 끓여먹을 수도 있으니 일석다조의 효과가 있다.
맛있는 손만두 만드는 비법의 넘버 원 이라면, 가능한 모든 요리 과정을 내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다.
시판되는 냉동만두는 대규모로 공장에서 만드는 것이라, 입 안에서 따스하게 퍼져나가는 정성스런 맛이 없는데 반해, 재료 한 가지 한 가지를 직접 손질해서 집에서 만든 만두는 호화로운 재료가 없어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정성 하나로 충분하게 좋은 맛을 낸다.
그래서 갈은 고기 대신에 폭찹 스테이크 용으로 덩어리 돼지고기를 사다가 이렇게 직접 갈았다.
간 고기는 마늘과 후추 간장으로 양념해서 한 시간 정도 두었다.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찾다가 발견한 팁이다.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섞고 양념을 하면 고기는 아무래도 맛이 덜 배어서 깊은 맛을 내지 못하는데, 이렇게 고기만 먼저 양념을 해두었다가 다른 재료와 섞어서 속을 만들면 훨씬 맛이 좋다고 하는데, 직접 해보니 정말 그러했다.
고기를 갈아서 양념을 해둔 다음에는 다른 속재료를 준비했다.
부추과 파, 두부, 당면, 그리고 숙주나물이 들어갔다.
베 보자기로 모든 재료의 물기를 꽉 짜내어서 만두 속이 질어지지 않도록 했다.
숙주나물과 당면은 약간의 꾀를 내어, 물에 삶지 않고 전자렌지에 돌렸더니 설거지도 줄고, 숙주나물은 물기없이 잘 익히고, 당면도 알맞은 정도로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 잡채에 넣을 당면과는 달리, 만두 속에 들어가는 당면은 야간 부족한듯 싶게 익혀야 다른 속재료에서 나오는 수분을 흡수할 수 있다. 또한 만두를 찌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가열해서 익힐 기회가 있으므로 나중에 먹을 때의 식감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양념한 고기와 모든 재료를 잘게 다져서 넣고 소금과 후추를 넣고 잘 섞어주었다. 여기에 날계란을 한두 개 넣어주면 속재료가 더 잘 뭉쳐진다고 하는데, 이미 물기를 잘 짜내서 그런지 계란 없이도 충분히 속이 단단하게 잘 뭉쳐지게 되었다. 또한 계란은 앨러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을 듯 싶기도 해서 계란은 생략했다.
만두속을 다 만든 다음에는 아마도 다른 바쁜 일이 있기도 했었고, 또 이렇게 속을 잠시 두어서 재료들끼리 맛이 어우러지도록 숙성시키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어서, 이렇게 랩으로 덮어서 30분 정도 두었던 것 같다. 만두피는 아무래도 직접 만들기가 힘들것 같아서 냉동으로 파는 것을 샀다.
오른쪽 아래의 종지에는 물이 들어있는데, 만두피 가장자리에 물을 바르고 속을 넣고 여미면 물기 덕분에 만두가 벌어지지 않고 잘 붙는다.
주머니 모양 만두 빚는 법은 이러하다.
앞서 말한대로 만두피 가장자리를 따라서 물을 바르고, 밥숟가락으로 만두속을 떠서 (분량은 3분의 2 숟가락 정도가 좋았다) 담는다.
반달 모양으로 접착한 다음, 가운데 부분을 이렇게 눌러서 부채꼴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가장자리 두 귀퉁이를 붙여주면 된다. 여기를 붙일 때도 물을 살짝 발라주면 잘 붙는다.
이렇게 한 판 빚은 만두를 바로 쪄서 먹을 것이 아니라면 냉동 보관을 해야 하는데, 들러붙지 않도록 하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냉동실에 쟁반째 넣고 한 시간 정도 먼저 얼려야 한다.
그 다음에 비닐 봉투에 담으면 만두가 서로 달라 붙지 않고 장기 보관을 할 수 있게 된다.
냉동 보관할 것을 갈무리해놓고 남은 것은 시식을 위해 쪄보았다.
야들야들한 만두피 사이로 맛있는 속이 보인다.
결론은, 올해의 이읏과 나눠먹는 크리스마스 음식도 성공!!!
2014년 1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