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도 전의 일이 되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음악회 경험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해둔다.
마르코 파누치오는 이태리계 테너 가수인데, 우리 학교 성악과의 한국인 케이 교수님과 같이 신시내티 음악학교에서 동문수학한 친구이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음악회에 초대를 받아 온가족이 갔었는데 의외로 아직 어린 둘리양 마저도 열심히 음악을 감상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아예 음악회의 주제를 크리스마스로 정하고, 갖가지 종류의 크리스마스 노래를 불렀다. 쉬운 캐롤송은 청중들과 함께 부르기도 했고, 연주 중간중간에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는 등, 마르코 선생은 타고난 무대 체질인 듯 했다.
프로그램에 나온 노래 목록은 다음과 같다.
Comfort ye and Ev'ry valley from Messiah – Handel
Frondi tenere and Ombra mai fu from Xerxes – Handel
Ave Maria – Schubert
Hark the herald angels sing
Panis Angelicus – Franck
Adeste Fideles
I wonder as I wander – Britten
Ave Maria – Massenet
Thankful – Foster
A Letter from Sullivan Ballou – Kander
I'll be home for Christmas – Gannon
Deck the hall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 Pola
Silent night
O Holy Night – Adam
Sancta Maria – Mascagni
모두가 성악곡인지라, 가사도 프로그램에 인쇄해두었는데, 재미난 사실은, 아베 마리아 라고 이름붙은 노래들은 작곡자만 다르지, 그 가사는 모두 똑같다는 것이었다.
슈베르트, 마스네, 마스카니의 아베 마리아가 연주되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앵콜곡으로 케이 교수와 함께 듀엣으로 불렀던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였다.
조수미의 음반에 실려있어서 많이 들어보았던 곡인데, 큰 교회의 대강당에 1층 앞쪽 무대에서 마르코가 노래하고, 2층의 뒷쪽에서 케이 교수가 화답하며 부르는데, 교회의 엄숙한 분위기와 노래의 화음이 참 잘 어울렸다.
유튜브에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것이 있는데, 반주를 하는 오케스트라를 정명훈이 지휘한다. 그러고보니 우리 학교 케이 교수도 정명훈과 함께 공연한 적이 있다는 재미난 사실.
여기에는 마르코의 음악회를 소개하는 뉴스 방송이 있는데, 몇 년 전이라 그런지, 화면빨인지, 내가 봤을 때보다 날씬하다 🙂
2014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