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겨울 방학 동안에 글로 써서 올려야지 하고 사진만 컴퓨터 바탕 화면에 저장해둔지가 벌써 한 달도 넘었다.
오늘도 사실 해야할 일은 아주 많은데 – 더구나 코난군을 따로 돈내는 종일반 교실에 보내놓고 – 다음 회의까지 남은 10분 동안에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애매해서 오랜만에 블로그를 방문했다.
지난 12월 초, 코난군의 크리스마스 행사 공연에 갔다가 옆집 어르신 부부와 그 댁의 딸 사위 가족을 만났다. 외손주인 재커리와 매들린도 코난군과 함께 길벗링커스 초등학교에 다니고, 더구나 방과후 교실도 함께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이웃을 만나 반갑기도 했고, 옆집의 사위인 재커리 아빠 크리스는 코난아범과 바둑 친구이기도 하니, 겨울 방학 동안에 한 번 저녁 초대를 하기로 했다.
원래 주요 목적은 크리스와 코난 아범의 바둑 모임이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옆집에 사시는 어르신 부부를 빼놓고 젊은 사람들만 초대하면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아서, 옆집 부부를 포함해서 3대에 걸친 여섯 명을 모두 초대했다.
크리스를 빼고는 한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을 듯 해서, 그리고 준비하기도 훨씬 간편하니까, 샌드위치를 메인 음식으로 준비했다.
마트에서 구입한 돼지고기와 칠면조 햄을 예쁘게 돌돌 말아놓고, 토마토와 적양파를 썰어놓고, 치즈도 그냥 포장지를 벗겨서 예쁘게 담기만 하면 되는, 무척 간편한 미국 음식 상차리기.
어린이들을 위한 쏘세지 볶음과, 처음 접하는 미국인들도 대체로 잘 먹는 해물 부추 부침개도 예쁘게 크리스마스 장식이 그려진 접시에 담았다.
크리스는 김치를 매우 좋아하고 잘 먹는다. 다른 사람들도 김장 김치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김치 냉장고의 원리를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김치를 꺼내두었더니, 매워도 맛있다며 즐겨 먹었다.
와인은 디캔터에 담아서 향이 더웃 살아나도록 준비했다.
그리고 이 날의 대 힛트작이었던 내가 직접 빚은 만두! 이웃집 어르신 부부는 물론이고, 크리스는 정말 배가 부르도록 몇 번이고 더 가져다 먹었다.
덕분에 여러 접시를 쪄내느라 조금 바빴지만, 모두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건 파티 안주인에게 무척 즐거운 일이었다.
2014년 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