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년간 교실 자원봉사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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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킨더가든 학년 교실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수업을 보조하는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는데, 오늘 아침이 그 마지막 날이었다. 코난군의 방학은 아직 2주가 더 지나야 시작되지만, 견학이며 학교 창립 50주년 행사 등으로 학부모가 자원봉사하는 센터 타임은 이번 주가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미 윌리스 선생님으로부터 감사 카드와 선물을 받은 바 있고, 매번 방문할 때마다 이렇게 와서 도와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넘치도록 들어왔는데, 이제 마지막이라고 하니 섭섭함과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오늘 아침에는 학교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사탕을 조금 사가지고 갔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말 잘듣고 엄마 수업에 잘 참여해주어서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사탕을 나눠주었더니 그깟 사탕이 뭐라고 아이들마다 고맙다고 깍듯이 인사를 하고, 코난군은 한 번 더 으쓱해 하며 흐뭇해 하고, 선생님은 거짓말 안보태고 고마웠다는 인사를 열 두번도 더 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또 선물을 안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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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하는 엄마들의 이름을 각자 인쇄해서 감사의 말과 함께 꾸민 컵이다.

미세스 헉스타블 하는 식으로 쓰지 않고 내 이름은 항상 닥터 팍 이다.

우리식으로 하자면 박여사님 이라고 부르는 대신에 박교수님 이라고 조금 더 높여서 불러주신 윌리스 선생님 덕분에 코난군은 반 친구들에게 엄마를 조금 더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다.

컵 안에는 초코렛도 들어있어서, 오늘 하루 일을 하면서 한 개 두 개 까먹으니 내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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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학부모 자원봉사가 늘 교사의 일손을 덜어주거나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나와 함께 월요일마다 자원봉사를 하는 엄마가 두 명 더 있는데, (한 명은 크렉의 엄마 미세스 헉스타블인데, 큰 아이를 키워본 경험도 있고,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 이 엄마의 봉사는 큰 도움이 된다) 그 중에 한 명은 없느니만 못한 정도로 오히려 윌리스 선생님을 귀찮게 만들거나 심지어 기분을 상하게 한 적도 있었다.

얼마 전까지 윌리스 선생님 반에서 실습을 했던 내 교생 한 명은 심지어 울뻔 하기까지 했다. 그 엄마에게 오늘 이러이러한 활동을 해주십사 설명을 드렸는데, 눈을 거만하게 아래로 내리깔면서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냐?’ 하는 표정으로 들은체만체 무시를 했다는 것이다. 내가 봤을 때에도, 너무 어려운 작업을 매번 시킨다며 윌리스 선생님께 불만을 표출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예고도 없이 제맘대로 빠지거나 지각을 하는 등…

내 경험으로 비추어봐도, 학부모 자원봉사나 교생등이 교실에 있다는 것이 반드시 내 시간과 업무를 줄여주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관리하고 업무를 설명해주느라 내 시간을 빼앗길 때가 많았고, 그들의 서투른 업무로 인한 손실과 손해는 고스란히 교사인 내게로 돌아오는 경험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단한 인내심과 노련한 경력과 천부적인 훌륭한 인격으로 윌리스 선생님은 올 한 해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사히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을 맞이하셨다.

가을이 되면 코난군은 1학년으로 올라가고 윌리스 선생님과는 이별하게 되지만, 4년 후에 둘리양이 입학할 때까지 은퇴하지 않고 계속 길벗 초등학교에 남아 계셨으면 하고 바란다.

2014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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