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은 킨더가든 학년에 입학한 첫 달과, 학년 중반에 한 번, 그리고 얼마전 학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학부모 면담이 있었다.
지난 번의 학년말 마지막 면담은 내가 일이 있어서 코난 아범이 대신 참석했는데, 이미 알고 있던대로 코난군은 지난 일 년간 많이 배우고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자랐다고 한다.
윌리스 선생님은 이렇게 학생 한 명 한 명 마다 꼼꼼하게 학습 발달 과정을 잘 기록해두었다가 면담할 때 학부모에게 나누어 주셨는데, 코난군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작년 10월에는 숫자 2와 5를 반대방향으로 쓰던 것이, 3월 말의 기록에는 완벽하다….
라고 쓰면서 다시 보니 숫자 2는 또 반대방향으로 썼네 ㅎㅎㅎ
아무래도 시험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에서 쓰다보니 긴장을 했었나보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글씨가 작고 (이는 손가락 근육의 미세한 조절이 가능해졌다는 뜻), 필체가 편안해졌다.
그리고 이건 학년 초인 9월과 학년 말인 5월에 똑같은 학습 능력 검사를 한 결과지이다.
숫자 패턴을 생각해서 써넣는 것이 서툴렀다가, 학년 말에는 정답을 쓸 수 있었던 것이 보인다.
시계를 보고 시간을 숫자로 써넣는 것은 학년 초에는 아예 시켜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간이나 숫자 개념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제는 시간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숫자 하나 안써있어서 어른에게도 익히기가 쉽지 않은 미국 동전 (백원짜리 동전에 아라비아 숫자로 100 이라고 써있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하지만 미국 동전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전혀 없다) 인식하기도 학년 초에는 빈 칸으로 남아 있었지만, 요즘은 엄마인 나보다도 오히려 더 동전을 잘 알아본다. 나는 아직도 실물 동전이 아닌, 이렇게 흑백 그림으로 보면 5센트, 10센트, 25센트를 금방 구별하지 못하는데 코난군은 나보다 낫다.
수세기며 간단한 덧셈 뺄셈이나 숫자의 대소 비교 등을 아주 익숙하게 잘 하게 된 코난군을 보니, 이제 여름 방학이 지나고나서 1학년을 시작할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요즘은 또 영어 알파벳 글자의 음가를 알아서, 혼자서 단어를 제법 잘 읽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윌리스 선생님의 훌륭한 가르침 덕분이라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한편,
지난 번에 내가 받았던 것과 똑같은 컵을 코난 아범도 받아왔다.
강의가 오후에만 있는 목요일에 아침마다 코난군 교실에 가서 자원봉사를 했더니 고맙다며 윌리스 선생님이 주신 것이다.
남편은 마침 전공분야가 윌리스 선생님의 특화 과목이기도 한 과학이라서, 남편이 자원봉사를 하는 날에는 과학 실험을 하기도 하고, 남편 연구실에서 실험 장비를 가지고 와서 보여주기도 하는 등, 윌리스 선생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 컵은 자주 사용하고 설거지를 하다보면 속에 넣은 이름이 망가질 것 같아서 이렇게 두 개를 나란히 창 가에 놓고 장식품 및 기념품으로 두기로 했다.
코난군의 아빠 엄마인 닥터 킴과 닥터 팍이 나란히 내 연구실 창 가에 서있는 모습이다 🙂
2014년 6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