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에는 이번 학기의 마지막 학과 교수 회의가 있었다.
종강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미리 축하하는 의미로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오는 팟럭 파티를 했는데, 한 교수는 음식뿐만 아니라 이렇게 재미있는 크리스마스 모자를 수 십 개 가지고 와서 이렇게 쓰고 있게 했다.
내가 처음 고른 것은 굴뚝에 거꾸로 처박힌 산타의 발이 버둥거리는 것이었고, 데비는 눈사람 모자였는데, 금방 너무 더워져서 나중에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 썼다.
심플한 사슴뿔 머리띠 ㅎㅎㅎ 덥지 않아서 좋았다.
사슴 두 마리가 진지한 회의 중… ㅋㅋㅋ
왼쪽의 영어교육 전공 셰리 교수는 내가 만들어간 바베큐 소세지를 무척 맛있다고 칭찬해주었다. 그러고보니 셰리도 조지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아서 나하고는 동문이다.
오른쪽의 테리는 초등교육 전공 교수이다.
내가 벗어둔 굴뚝 모자가 결국 발달심리 전공 웬디 교수에게로 갔다.
맞은 편의 패티는 우리 동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오래도록 역임하다가 박사학위를 받고 우리 학교 교수가 된 사람이다.
우리 학과 최고령 베티 교수님. 어느날 자동차 번호판을 새로 바꿨는데 43Betty 라는 번호를 달고 있길래, “베티 교수님, 43은 무엇을 의미하는 숫자인가요? 설마… 43살?” 하고 물었더니 글쎄 1943년생 이란다. 한국 나이로는 일흔 두 살인데 아직도 빨간 롱부츠를 신고 입술과 손톱 색깔은 우리 과에서 가장 화려하시다.
이렇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배웠다는 교수들이 모두 우스꽝스런 모자를 쓰고 웃고 떠들며 음식을 먹었다.
이제 학기말 채점만 끝나면 잠시나마 또 방학을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지.
2014년 1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