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영화도 음악도 아닌 컴퓨터 게임이지만 그나마 이 게시판이 가장 주제와 적합할 듯 해서 여기에 쓴다 🙂
Five Nights at Freddy’s 라는 영어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프레디네에서 다섯밤” 인데 몇 달 전에 코난군이 이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고는 누군가가 그 게임을 하는 장면을 녹화해서 올려둔 동영상을 수 십 개 수 십 번 보고나더니 급기야는 아빠를 졸라서 자기 컴퓨터에도 그 게임을 설치하고 즐겨 하게 되었다.
게임의 내용은, 프레디 패즈베어 라는 이름의 핏자 가게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원래는 어린이 손님들이 와서 핏자도 먹고 가게 안에 놓인 여러 가지 게임도 즐기는 한국식으로 하자면 키즈카페, 미국식으로는 척키치즈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가게는 망해서 문을 닫게 되었고, 원래 핏자가게에서 춤과 노래로 유흥서비스를 하던 동물 로봇들이 녹슬고 망가져서 창고에 방치되어 있는데, 이 동물 로봇들이 밤만 되면 괴물로 되살아나서 핏자 가게 안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원래 가게 주인인지 하는 사람이 (이 사람은 전화 목소리로만 등장해서 경비원이 할 일을 알려준다) 야간 경비원을 고용해서 괴물들이 심한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지키게 하는데, 게임을 하는 사람이 바로 그 경비원이다.
경비원은 폐쇄회로 티비가 있는 경비실에서 가게 전체를 돌아보며 경비를 서는데, 이 가게 건물이 너무 오래되고 노후하다보니 전력 공급이 제대로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감시티비를 모든 장소에 있는 화면을 한꺼번에 볼 수가 없고, 경비실 문의 잠금 장치도 고장이 나서 필요할 때에 잠시동안만 안으로 걸어 잠글 수 있다.
즉, 수시로 화면을 바꿔가면서 가게 안을 잘 살피고, 동물 로봇이 경비실을 공격하려는 순간에는 전력을 끌어다가 불을 켜거나 문을 걸어잠궈야 하는데, 전력이 조금밖에 없으므로 필요할 때만 전기를 최소한으로 써야한다. 위의 그림이 바로 경비실인데, 왼쪽에 문잠금 장치와 불을 켜는 스위치가 보인다.
코난군이 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동물 로봇들이다. 망가지고 기괴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잘 살펴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는 캐릭터라서 평소에 봉제인형을 무척 좋아하는 코난군이 매력을 느낀것 같다.
그래서 급기야는 이 모든 동물로봇을 그림으로 그리고 레고로 만들고 티셔츠로 만들고 컴퓨터로 검색해서 인쇄하고… 그러다못해 엄마에게 봉제인형으로 만들어달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엄마의 솜씨로 만들어낸 동물로봇들…
경비원 모자는 아빠가 만들어준 것인데, 수예품을 파는 가게에서 검정색 모자와 흰 알파벳 레터링을 사다가 하나씩 다림질해서 붙인 것이다.
프레디와 골든 프레디는 집에 있는 수많은 곰인형 중에서 털색깔이 같은 것으로 골라서 모자와 나비넥타이 마이크 등등의 소품을 만들어 바느질해 달아주었다.
치카와 펭귄도 비슷한 색과 모양의 인형이 있어서 턱받이와 나비넥타이와 단추를 바느질해서 붙여주었다. 턱받이에 글씨를 수로 놓아서 새기느라 힘들었지만, 팍시와 바니를 만드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이런 사진을 발견하더니, 나더러 이렇게 만들어 달라고 조르기를 수일…
그래서 몇날 몇일을 바느질해서 만든것이 바니와 팍시이다.
주말이나 저녁에 퇴근해서 조금이라도 쉬고있을라치면 “엄마, 팍시 안만들어요?” 하고 재촉하는 코난군 덕분에 나날이 바느질 솜씨가 늘어가는 듯하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보람있고, 코난군은 프레디네 게임을 즐기는 학교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가 프레디네 나오는 모든 캐릭터 인형을 다 만들어주셨다!” 하고 자랑을 하고, 또 친구들은 그걸 부러워한다고 하니, 뿌듯하다. 참고로, 아직 프레디네 게임 캐릭터 인형이 상품화해서 판매되지는 않는것 같다.
2015년 3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