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네번 째 생일을 축하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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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에 계신 많은 분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어제가 제 생일이었다며 미리 축하를 해주신 분들도 계시고요.

 

네, 이제 제가 만으로 마흔 네 살이 되었습니다.

자축하는 의미로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고 있습니다.

남편은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주었고, 두 아이들은 커다란 축하 카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제가 다니는 학교도 휴교하고 남편과 아이들의 학교도 모두 휴교해서 느긋한 아침 시간을 즐기며 이렇게 글도 쓰고 할 수 있으니 하늘이 주는 깜짝 생일 선물을 받은 셈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 벌은 건졌다던 노랫말이 생각나는데요.

저는 옷 한 벌 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을 건진 인생이라 생각하니,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참 행운입니다.

물론 제가 건졌다고 생각한 것들 중에서 남은 일생 동안 다시 잃어버릴 것도 많겠지요.

하지만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소중한 것도 많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축하해주시고 저만큼 혹은 저보다 더 기뻐해주시는 여러분들과의 아름다운 인연입니다.

 

어제 운동을 하면서 늘 시청하던 맥가이버를 보았는데 공교롭게도 맥가이버가 생일을 맞이하는 에피소드였어요.

맥가이버와 가장 친한 손튼 국장이 피닉스 재단 사무실에서 깜짝파티를 성대하게 열었는데, 그 동안 맥가이버가 구해준 사람들도 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하는 대사에 등장하는 할아버지 해리도 오시고, 괴짜 친구 잭 달튼, 철없는 페니 파커 등등 많은 손님들이 왔습니다.

그 사람들 하나하나를 보면서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던 맥가이버가 생일 케익을 앞에 두고 연설 한마디 하라는 성화에 이렇게 말을 하더군요.

 

여러분들의 삶을 저와 함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만큼 여러분들은 제게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영어로 된 대사를 그대로 기억할 수 없지만 대략의 요지는 위와 같은 말이었습니다.

저도 깊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입니다.

 

저와 인연이 닿아주셔서 감사하고,

제 삶을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고,

그것만이 아니라 응원하고 격려하고 지지하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생각하니 이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참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돈이나 건강이나 명예 같은 것은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아서 그 와중에 잃을 수도 있지만, 여러분들과의 소중한 인연은 우리의 목숨이 없어진다 한들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알몸으로 태어나서 이것 하나 제대로 건졌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2016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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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앗 저는 한발 늦었네요! 많은 분들의 축하와 아이들의 선물, 남편 님의 수제커피가 있는 생일, 마침 휴교까지 되어 더 특별했을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온라인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인연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받을 수 있어 참 좋아요. ^^ 

소년공원

감사합니다!

생일도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이 소중한 하루일 뿐이라, 게다가 2월과 3월초에 걸쳐서 가까운 사람들의 생일이 거의 매 주 있다보니 일일이 챙기는 것도 번거롭고 해서 제 생일은 가급적이면 조용히 넘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