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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에 관한 이야기를 마땅히 쓸만한 게시판이 따로 있지 않아서 다소 뜬금없지만 유아교육 게시판에 쓰기로 한다 🙂

사실, 마리아 몬테소리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유아에게 깨끗하고 잘 정돈된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의 일부분이라고 하니, 여기에 글을 쓰는 것이 전혀 얼토당토한 일은 아니지 싶다.

몬테소리 박사는 이태리 최초의 여성 의사인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어린이들을 치료하다가 그들을 위한 교육방법을 구상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빈민층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과 교재 교구를 직접 디자인하는 등, 의사보다는 유아교육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 위대한 사람이다.

그녀의 글에 의하면, 빈민가의 너저분한 환경에서 자라게될 유아를 깔끔하고 정돈된 유아교육 교실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깨끗한 환경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스스로 느끼게 하면 나중에 커서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변 환경을 잘 정돈하며 살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

그래서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깨끗하고 정돈된 집안 분위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맞벌이로 바빠서 최상의 청정구역을 유지하지는 못하지만, 오다가다 눈에 띄는 쓰레기나 오염이 있으면 즉시 치우고, 아침에 자고 일어난 침대를 잘 정리하고, 화장실 거울의 얼룩은 세수를 마치고 얼굴을 닦은 수건으로 한 번 문질러준다.

각 물건의 원래 자리를 정해두고, 꺼내서 사용한 다음에는 즉시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만 해도 집안이 훨씬 깔끔하게 유지가 된다. 과자 봉지나 머리카락등 쓰레기는 그 즉시 쓰레기통 (=원래 자리)에 넣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이렇게만 하면 집 전체 분위기가 어느 정도 단정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후흣~ 써놓고보니 내 자랑이 너무 심한걸? ㅎㅎㅎ)

 

하지만 가구 위에 내려앉은 먼지나 창틀에 쌓인 흙먼지는 작정하고 정기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창틀은 겨우내 열 일이 없었으나 이제 봄이 오고 창을 열고 생활할 일이 많으니 봄맞이 청소를 할 때가 왔다.

주부 노릇 십 수년을 하며 깨달은 것 하나는, 걸레를 빨아가며 청소를 하는 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청소에만 집중해도 할 일이 많고 정신이 없는데 그 와중에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인 걸레 손빨래까지 하다보면 지쳐서 청소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렇게 헌 옷을 잘라서 일회용 걸레로 사용하며 청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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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청소는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사용하고, 아랫층 마룻바닥은 자루가 달린 걸레를 사용하기로 했다.

여담이지만, 다이슨 무선 청소기는 전깃줄이 달린 청소기에 비해 무척 가볍고 전원을 손가락 하나로 켰다껐다 할 수 있어서 편리한 동시에 흡입력도 강해서 참 고맙게 잘 사용하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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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의 방을 들여다보니 참으로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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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는 송곳 하나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크고 작은 물건들이 널부러져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 다양한 크기, 다양한 용도, 오랜 시간 동안에 쌓여간 물건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게 만드는 것도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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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다… 생각된다면 그것은 착각이 아닌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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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의 책상은 참 많이 닮아보인다.

이런 것도 유전자의 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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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가장 먼저 코난군의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환기를 하려고 창문을 여니 창틀이 까맣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먼지는 매연이나 미세먼지 같은 유해한 성분이 아니라 흙먼지일 뿐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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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걸레에 물을 묻혀 닦으니 창틀이 이렇게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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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책상위에 널려있던 코난군의 그림들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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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완성인 듯한 것은 맨 앞쪽 포켓에 끼워두어서 다음에 마저 완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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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려서 완성된 그림은 이렇게 정리해서 한 눈에 펼쳐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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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그림 작품을 모아오던 바인더가 있어서 계속 페이지를 추가하도록 해주었다.

어릴 때 그렸던 그림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녀석은 확실히 그림에 소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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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만큼 작은 레고 조각들은 상자안으로 쓸어담았다. 이렇게 해두어야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고, 청소기로 빨아들여서 버리게 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

위의 사진과 비포 애프터 비교를 해보니 청소를 한 보람이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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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이불과 베개도 정리를 하고 커튼을 열어서 햇빛이 들어오게 해두었다.

수영 레슨을 갔다가 돌아와서 이렇게 잘 청소된 자기 방을 보고는 코난군도 즐거워했다.

자기 스스로 이런 상태를 만드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적어도 자신의 방이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와  흐트러진 상태를 구별하고 기억할 수 있으니, 몬테소리의 이론처럼 어느 정도는 성공한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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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둘리양의 방이다.

토요일 아침에 대청소를 시작할 때부터 자기 방도 잘 좀 치워달라고 따라다니면 조르던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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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서 혼자 자는 것은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주말 낮에 가끔씩 이 방에 들어앉아 무언가를 만들기도 하고 장난감을 꺼내서 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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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라 머리띠와 각종 장신구들이 많은데, 앞으로는 이 바구니에 다 모아놓자~ 하고 설명해주었다. 아이들은 기억력이 좋아서 한 번만 알려주어도 잘 기억한다. 또한 유아기 아이들은 사물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리정돈을 함께 하면 좋은 교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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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도 매일 그림을 그려대는데, 완성도가 높은 것은 벽에 줄을 걸어서 전시해주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이 몰래 살짝살짝 열심히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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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이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서 그리고 오리고 만들기를 하곤 한다.

원래 이것은 차 안에서 아이들이 간식을 놓고 먹거나 장거리 여행 중에 차 안에서 무언가 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파는 것이다. 둘리양도 조금 더 자라면 오빠처럼 제대로 된 책상을 마련해주어야겠다.

책상 앞에 종이 가방 안에는 벽에 걸 수 있는 입체 작품을 보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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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들의 방을 정리하고 청소하다보니 시간이 무척 많이 흘러가서 이미 지친 상태…

그러나 안방 가구 위에 하얗게 앉은 먼지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

바닥이 카펫이라 청소를 해도 며칠만 지나면 금새 먼지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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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짠 물걸레로 닦으면 기분까지 말끔해진다.

며칠 못가서 다시 하얗게 먼지가 않겠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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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펫을 청소하면 나오는 먼지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윗층의 방 네 개와 화장실 두 개, 복도와 계단을 청소한 결과인데, 일주일에 한 번씩은 청소를 하지만 이렇게 먼지가 많이 나온다. 카펫이 공기중의 모든 먼지를 다 끌어안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이렇게 먼지를 훑어내고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도 먼지의 양과 비례하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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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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