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셋째 날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떠나서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동북쪽으로 이동해서 몬트리올까지 가기로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온타리오 호수의 가장 서쪽 끝이라면 몬트리올은 호수의 동쪽 끝에 있는데 온타리오 호수가 오대호 중에서 가장 작은데도 불구하고 호수를 반바퀴 돌면서 이동하는데에 일곱 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하루 종일 차만 타고 이동하는 것은 지루하고 힘드니, 중간에 킹스턴 이라는 도시에서 잠시 쉬면서 배를 타고 천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온타리오 호수 안에는 천 개의 섬이 있다고 해서 천섬 (Thousand Island) 이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1800개의 섬이 있다고 하니 천섬 이라는 이름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 오히려 겸손한 표현이다 🙂
예전에 남편이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포닥을 할 때 미국쪽에서 유람선을 타고 천섬을 돌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로부터 십년도 더 지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호수 색깔과 비슷한 색 옷을 입은 아이들
호수의 경치를 구경하기도 하고, 둘이서 장난을 치며 놀기도 하고, 과자를 먹기도 하며 90여분의 유람선 관광을 마쳤다.
호수의 영향인지 구름이 변화무쌍하게 떠있고, 하늘과 호수의 맑고 푸른 색 덕분에 카메라 셔터를 아무렇게나 눌러도 멋진 사진이 나왔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머리카락을 주체할 수 없어서 여자들의 사진은 덜 아름다웠다…ㅜ.ㅠ
나도 모자를 쓰거나 머리를 묶을 걸…
배의 맨 앞머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호수 구경을 하던 친구들
망망대해처럼 보이는 호수를 돌아보는 것은 좋았지만, 미국 유람선을 탔을 때 아기자기한 작은 섬 사이를 돌아보고, 볼트캐슬 섬에 내려서 화려한 성을 구경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단순한 구경이었다.
호수 위에는 부자들이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멋진 요트가 정박해 있기도 했고…
호숫가에 개인 보트 선착장을 갖춘 멋진 별장도 있었다.
여기는 캐나다 왕립 군사학교였던 건물이라고 한다.
유람선에서 캐나다의 역사에 관한 설명을 해주었는데, 아이들과 친구들과 이야기하느라 건성으로들었더니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킹스턴 이라는 이 도시는 역사가 오래 되었고, 예전부터 영국의 통치를 받았던 곳이고, 프랑스와 영국이 캐나다 영토를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전쟁을 했었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온타리오 호수는 오대호 중에 가장 동쪽에 있어서 대서양과 연결이 되는지라, 역사적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이었나보다.
이 건물은 오래 전에 감옥으로 지어진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아홉살 짜리 수감자가 있었다고 한다.
옛날 그 당시 사회상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아홉살 짜리 어린이를 감옥에 가두었다니… 무서운 세상이었나보다.
코난군에게 너만한 아이가 저 감옥에 갇혀있었댄다 하고 말해주니 코난군도 놀란 표정을 짓는다.
너도 나쁜짓 하면 저기 갇히게 될 걸?
하고 겁을 주며 재미있어하는 나는 나쁜 엄마…ㅋㅋㅋ
2016년 7월 15일
나는 ‘바람이 너무 불어서 머리카락을 주체할 수 없는 여자들의 사진’이 제일 맘에 들어….넘 자연스럽고 이쁘고 행복해 보인다.^^
– 부교수와 김상무의 뒷모습(ㅎ~~). 혹자는 백마디 말보다 그 사람의 뒷모습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하던데…..우리의 뒷모습은 그냥 뒷모습이네요 ㅎㅎ. 우린 뒷모습으로 못 보여 준 백마디 이상의 대화를 한 것 같습니다.
– 유람선 위에서만이 아닌 비행기에서 뉴욕에서 그리고 캐나다 여행 중 가족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둘 만의 시간을 보내는 중에 끊임없이….김상무와 난 참 많은 얘기를 나눈 것 같습니다….알콜이 살짝 들어가면 대화는 더 풍부하고 진지했던 것 같고. 인간에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대화는 참 필요하고 중요하고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 사이에 나누는 대화는 더더욱!!
– 소년공원의 껌딱지인 둘리양 덕분(?)에 소년공원과는 부족한 대화를….지금 생각하니 다소 아쉽네요. ㅜㅜ
– 대신 운전하는 코난 아버님과는 원없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대화 때문에 운전 중 길을 잘못 들기도 했지만…ㅋ (죄송합니다~~^^*)
가족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니… 전혀 눈치채지 못했네 🙂
둘리양이 조금 더 자라면 조금 더 오붓한 여행을 할 수 있겠지?
그 날은 곧 오리라!!
ㅎㅎㅎ
보영아. 성숙아.
여행다녀온 직후 나의 아지트인 사무실 화장실에서 댓글을 하나 남겼었는데,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댓글이 하나도 없네. 저장이 안되었었나봐.
어제 신문기사를 보니 장시간의 휴가를 다녀온 후 2주 동안은 휴가의 여운 ( 휴갓발)이 남아있는데 그 후터는 다시 일상생활로 그대로 녹아든다고 하더나. 그 글이 기억에 남았던 건 내가 바로 그런 경우였기 때문일거아.
너네와 함께 뉴욕, 버지니아, 몬트리올, 퀘백에서 즐겁고, 약간은 힘겨운 여행 ( 10년만에 가장 많이 걸었던 여행인듯 하다..살짝 힘겨웠던 육체 덕분에 정신은 더 맑아져서 좋았어. 성숙아) 덕분에 일상 생활, 내가 발딛고, 숨쉬는 공간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된 게 한 이틀은 유지되었었던 듯 한데…다시 도루묵. 오히려 계속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는 여름이야. 2주 시원한 ( 서울보다는 ) 곳에 다녀온 덕분에 그나마 짧은 더위를 보내고 있지만,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날씨에 아침마타 눈 뜨기를 거부하고 있다. ( 그래서 매일 늦게 출근하고 있어. 베짱이처럼).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었고, 특히 서로를 바라보면서 의지하며 살고 있는 나의 친구 보영이, 보영이 남편분이 우리보다 나이가 살작 있으신 오빠신 김양수씨, 매력적인 영민이 수민이와 함께 이쁘게 사는 행복한 가족을 생각하면 힐링이 되었던 그 기분을 떠오르게 된다.
가끔 소년공원에 들러서 네가 어떻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보러올께.
성숙아…러시아 여행가기전 한양으로 놀러오고. 우리회사 일층에 유명한 식당이 있어. 저녁먹고 가라.
또 보자.
현숙아,
나도 친구들 덕분에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어.
우리 가족 모두다 행복한 시간이었지.
우리끼리 다니는 여행 보다도 훨씬 더 즐거웠어.
남편은 술친구가 있어서 좋았고, 아이들은 예뻐해주는 이모들이 있어서 좋았고…
나는, 나와는 살짝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 모두 열심히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좋았지.
더욱 좋은 것은, 우리 이 다음에 또 그런 좋은 시간을 약속할 수 있었다는 거…
너희 회사 일층에 유명한 식당에서 나도 언젠가는 밥한께 같이 먹을 수 있겠지?
더위에 건강 조심하고, 열심히 일하고, 다음에 또 보자!